곽일순 사진가·수필가

우리는 일생을 습관의 연속성으로 살아간다. 돌아보면 모든 것이 습관이다. 법으로 정해진 일상은 아니지만 아침이 되면 일어나고 때가 되면 밥을 먹는다. 굳이 배가 고프지 않아도 끼니가 되었으니 적당히 때우고 넘어가야 한다는 이상한 사명감을 발휘한다. 그래서 배가 고프지 않아도 먹어대는 유일한 동물은 인간이다. 어쩌면 우리의 뇌는 이렇게 생활의 주기표를 세팅해 놓고 있는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자신도 모르게 흘러가는 이러한 습관이 자신의 일생을 결정한다는 사실이다. 쏟아지는 소위 자기계발서에서 가장 많이 다루는 주제 역시 습관과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다. ‘부자가 되는 습관,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 습관, 공부 잘하는 아이들의 습관등 다양하다. 인식을 필요로 하지 않는 반복적 행동을 우리는 습관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반복적인 행동은 자신을 결정하는 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 또한 부정하기 힘들다. 하지만 정작 다루지 않는 분야가 있다. 바로 식습관이다. 성공을 위한 습관은 많이 다루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먹는 것에 관한 습관은 의식의 밖에 있으니 이상한 일이다. 그만큼 우리는 삶이라는 주제를 오직 성공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평가의 기준은 부와 명예에 둔다. 이러한 현상은 안타깝게도 건강을 부차적인 대상으로 삼는 데에서 기인한다. 그래서 현대인에게 식습관은 그다지 중요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건강을 식습관이 좌우한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하고 사는 것이 현실이다. 이른바 아프면 병원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으니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 물론 현대 의학은 그만큼 많이 발전했다. 요즘 의사의 말은 거의 신과 동등하다. 거역하기 가장 힘든 것이 의사의 지시가 되었고 환자는 십계명처럼 따를 수밖에 없다.

최근 의학은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다. 모든 분야에서 인간을 투시경처럼 들여다보고 만병의 근원을 밝혀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일반인의 순수한 착각이다. 의학이 발달한 만큼 인간의 병은 늘고 있으며 오히려 인구대비 환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상한 현상에 설명이 힘들다. 하지만 원인은 의외로 단순하다. 발달된 의술은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역할이지 환자의 발생을 예방해주는 역할은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는 발을 빼고 유명한 석학들의 저술을 가져와야 한다. 식습관과 얽혀있는 발병의 원인을 제시하기 위해선 복수의 유명 학자가 각각 제시한 주장의 공통점을 찾는 방법이 좋을 것이다. 국내의 의사는 이러한 학설을 주장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해외로 눈을 돌려 봤다. 대표적 의사는 존 맥두걸, 하비 다이아몬드, 가쓰 데이비스, 콜드웰 에셀스틴등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경험적 지식에서 기인한 자연 식물식이다. 인간은 식물을 주식으로 삼는 동물이다. 모든 몸의 구조는 이를 증명한다. 이들의 주장은 단순한 우리 표현의 채식주의자가 아니다. 생활식습관이 가져오는 모든 결과를 소름끼치도록 꿰뚫는 이들의 주장은 구체적이고 적나라하다. 비만이 가져오는 모든 질병은 사전에 다스려야 하며 결과를 치료하는 행위만으로는 오히려 병을 몸 속 깊이 몰아넣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탄수화물과 동물성 단백질, 지방 등에 얽힌 오해와 진실을 풀어간다. 우리가 가장 잘못 알고 있는 소금 그리고 당뇨병과 과일의 상관관계 등을 쉽게 풀어준다. 작은 지면으로 채울 내용은 아니기에 일단 읽어 보기를 권한다. 참고로 이들은 이론가가 아니고 실전을 바탕으로 하는 유명한 의사들이며 미국 대통령 주치의와 뉴욕 타임즈 40주 연속 1위 베스트셀러이기도 하다. 특히 의대에서 영양학을 가르치는 곳이 드물기 때문에 의사들은 영양학을 거의 알지 못한다는 말은 현실적이다. 이들 저서의 공통점은 하나로 모인다. 식습관을 바꾸라는 것이다. 과일과 채소를 기본으로 통곡물과 녹말식물, 뿌리 식물 등으로 주식을 삼으면 배불리 먹고도 모든 병과 비만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을 것임을 주장한다. 특히 동물성 단백질의 필요성을 전면 부정한다. 그리고 입이 즐거우면 몸이 괴롭다는 말로 주장의 정점을 찍는다. 식습관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알고 싶으면 이들의 책을 꼭 정독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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