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일순 사진가·수필가

곽일순 사진가·수필가 
곽일순 사진가·수필가 

본격적인 대선경쟁이 시작 되었다. 가장 중요한 선거이니만큼 전 국민의 눈과 귀가 쏠린 가운데 집권 여당의 경선릴레이가 펼쳐지고 있다. 문제는 흥행이었지만 1차 선거인단 모집에서 76만 명을 거뜬히 넘기며 역대 최고의 숫자로 목적을 넘어섰다. 야당에선 흥행의 실패로 결론을 내렸지만 억지라는 것을 본인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요즘 야당의 행태가 이상한 기류를 형성하고 있다. 젊은 대표를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올려놓더니 정치가 시작 되었다. 최근 마구 쏟아내는 말 정치는 상당히 혼란스럽다. 경륜은 나이와 비례 하지 않는다는 게 상식이지만 경솔은 그렇지만도 않은 모양이다. 1야당대표의 발언이 경솔을 벗어나 상식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다. 당 대표끼리의 합의사항이 2시간을 넘기지 못하고 번복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고 뜬금없이 여가부와 상징적 의미를 갖는 통일부를 해체하자는 이상한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그야말로 한 달 만에 모든 사안에서 엇박자를 낳고 있다. 이러한 그의 행동은 당내에서도 불만이 쏟아지고 있으며 예상되었던 리스크가 현실화 되고 있다. 일부에선 자해정치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니 신선해 보이던 파격의 리더십이 위기를 맞고 있음에 틀림없다. 하지만 여당도 만만치 않다. 민심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행동들이 수시로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심만 잡으면 된다는 생각은 맞지 않다. 당심은 민심과 다르지 않으며 이들에게 보이는 결정적인 불신은 선거포기라는 이상한 출구를 찾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정 후보를 욕보인 이상한 행동은 후보면접으로 끝내고 이젠 정권수호라는 동일 목적을 향해 아름다운 경쟁을 펼쳐야할 것이다.

내년은 대선과 지방선거가 같이 치러지는 해이기에 아주 중요하다. 대선 못지않게 지방민에게 중요한 것이 바로 지역단체장과 의원의 선출이다. 어쩌면 더 피부에 와 닿는 선거일지도 모른다. 풀뿌리를 외치며 시작 된 지방자치제가 30년을 맞았지만 역할은 크게 달라진 바가 없다. 단지 단체장과 의원들에게 주어지는 금전적인 우대와 권한 그리고 처우만 엄청 발전을 했을 뿐이다. 이러한 현상은 왜 지방자치를 하는지 목적성마저 헷갈리게 한다. 세부 분야의 애로사항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단편적 상식만으로 임하는 지방행정의 경계는 시민의 갈증을 풀어주기는커녕 이해조차 하지 못한다. 그래서 대민으로 민심을 풀어야한다는 정석은 답답함만을 양산해 낸다. 대화가 바닥에서 이미 막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차선책은 인물의 선택이지만 알다시피 여의치 않다. 우리는 흔히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표현을 한다. 어차피 우리 주위에서 뻔히 알고 있는 누군가를 뽑아야 하고 더욱 중요한 것은 출마한 사람의 한계에서 이루어지는 선출이다. 다시 말해 우리에겐 아주 좁은 선택의 권리 밖에는 없다. 이렇게 우리는 30년을 흘려보냈다. 과연 이러한 현상이 내년에 동시에 치러지는 선거판에선 바뀔 수 있을까. 아닐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리고 이대로 계속 되리라는 암울한 예측도 맞을 것이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당장 바꿀 방법은 없다. 헌법을 바꾸고 지방자치제도를 선진국 형으로 바꾸지 않는 한 지속되겠지만 우리는 최악이 아닌 차악이라도 선택을 해야만 한다. 특히 변하지 않는 문화의 암흑기는 지역을 물질만능으로 이끌고 있다. 편협한 생각과 판단으로 아집을 벗어나지 못하는 현상은 불행하게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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