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일순 사진가·수필가

곽일순 사진가·수필가 
곽일순 사진가·수필가 

설 명절을 지나며 자신에게 유리한 환경으로의 변환을 기대했던 대선 후보들은 다시 원점의 결과에 실망하는 눈치다. 수 없이 쏟아지는 여론조사는 오차범위 내에서 줄타기를 하며 혼전을 거듭하고 있고 양측 후보 배우자의 행동은 미디어를 도배하고 있다. 60년 겪어온 헌정사에서 이런 대통령 선거는 그야말로 처음이다. 정책과 비전은 네거티브의 그늘에 가려 보이지 않고 진흙탕 싸움으로 번져버린 형국이다. 일국의 대표를 선출하는 국가의 경사가 외신까지 넘나드는 부끄러운 양상으로 번지고 있으니 심히 유감이다. 이러한 현상의 단초는 후보자에게서 찾을 수밖에 없지만 이렇게 끌고 가는 사회적 분위기는 더욱 심각하다. 채반 위의 콩처럼 기울기에 따라서 한쪽으로 전체가 쏠려가는 모습이 인간의 특성이라는 이성적 판단력이 많이 결여된 모습이다. 특히 언론은 심각하다. 흔히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그 정도를 훨씬 벗어났다. 자신들의 전용구장에서 자신들끼리 공을 차고 있는 형상이다. 언론이 한 곳으로 쏠리면 민주주의의 핵심인 여론이 왜곡되고 국민의 왜곡 된 의사가 국정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심각한 일이다. 그래서 불거진 것이 언론개혁이었지만 국민의 구호로 끝나는 형국이다. 정치권에서는 전혀 손대고 싶은 의사가 없다. 현 정권의 실패는 이 뿐만이 아니다. 현재 정가를 휩쓸고 있는 검찰세력의 정화를 전혀 해내지 못했음은 물론 오히려 강력한 대통령 후보까지 만들어주고 말았다. 어렵게 통과시킨 공수처는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으며 검찰과 관련된 수사는 제자리를 맴돌고 있거나 사법부로 건너가 무죄판결로 이어졌다. 여기에 치명적인 부동산정책의 실패는 집을 소유하기 위해 평생을 바치는 대한민국의 서민들에게 깊은 좌절감을 심어주었다. 특히 이대남으로 대표되는 젊은이들에게 선물한 절망감은 장난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빚을 내주고 집을 사라해서 가계부채를 올렸지만 그나마 집값의 폭등으로 인해 실질적인 큰 이익을 봤던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현 정부에서 집값의 하락을 이유로 구매를 억제하자 이를 믿었던 사람들은 폭등으로 인한 수억의 차액을 놓쳤고 이는 고스란히 현 정부의 큰 부담이 되었다. 정부의 시책을 따르지 않아야 이익을 본다는 이상한 공식은 이렇게 아직도 진행형이다. 야당 후보의 사드를 비롯한 선제타격 등의 이상한 공약에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여당 후보가 결코 이상한 게 아니다. 현재 여당의 이재명 후보는 고립무원의 평원에서 소수의 정예로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낙연 전 총리가 선대본에서 중요직을 맡으며 호남을 비롯한 각 지역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결과는 아직 미지수다. 전투력을 상실한 민주당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이 정치 고관위층의 지적이기 때문이다. 언론의 노출빈도가 일방적으로 흐르는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은 무슨 사안이 도출되면 바로 항의를 하고 단체로 몰려가 몸 시위를 한다. 하지만 여당의 의원들은 초선 몇 사람을 제외하면 그냥 방관자에 불과하다. 소상공인 지원금은 제자리를 맴돌고 정부는 곡간 열쇠를 풀지 않고 있다. 국가채무 대신 가계부채를 키우겠다는 의도이다. 국가부채로 나라가 망하진 않지만 가계부채의 폭증은 경제가 위험해진다는 사실을 모르진 않을 터인데 역시 이해가 힘들다. 유럽을 비롯한 미국 등은 소상공인 배상을 비롯한 각종 기금을 우리보다 5~6배 이상 풀었다. 알다시피 그들의 경제력은 우리와 비슷한 수준이고 부채는 배 이상 많은 국가들이다. 여기서 ?’라는 강한 의문이 발생한다. 현재 수출 1위국의 실적은 국민의 코로나로 인한 희생의 눈물겨운 실적이다. 곡간을 잠그고 풀지 않는 의도가 너무 궁금하다. 여기서도 이재명 후보는 고립전투 중이다. 대선이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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