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희 전 홍농농협 조합장

​​​​​​​정병희 전 홍농농협 조합장
정병희 전 홍농농협 조합장

현재 농가에서 사용중인 경운기, 관리기, 이양기, 콤바인, 트랙타 등은 농촌지역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농기계들이다. 무엇보다 일손부족에 시달리는 농가에선 이런 농기계를 이용하지 않으면 영농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농가의 농기계 의존도는 고령화가 심화할수록 높아지고 있는 실정인바 더욱이 2년 전부터는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근로자의 일손을 구하는 일조차 어려워져 농기계의 중요성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그런데 농기계는 아무리 잘 다룬다 해도 언젠가는 고장이 날 수 있기 마련이다. 제대로 수리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는 까닭에 늘어나는 농기계 종목과 그 숫자만큼 많은 수리와 정비인력이 필요한 실정인데도 최근 농촌지역에서는 농기계가 고장이 나도 신속한 조치가 어려운 상황인바 무엇보다 농기계 수리, 정비를 담당하는 전문 인력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농촌지역에 젊은이들이 부족하다 보니 지역 농협의 농기계수리센터 전담 직원 채용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농기계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조합원들의 고장수리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데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서 수년째 수리 정비 기사를 구하지 못한 일부 농협은 자격증이 없어도 채용부터 서두르는 정말로 딱한 현실. 농촌지역의 농기계 수리 인력 구인난이 이처럼 심각해진 것은 청년층의 구직을 위한 이농과 함께 시,군단위에 산재해있던 농업계고등학교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과 결코 무관하지 않은 현상이다.

그렇지만 농고 관련 학과를 나와도 곧바로 트랙타, 관리기, 경운기 등을 맘대로 다룰 수 있는 인력은 많지 않다고 봐진다. 그나마 숙련된 인력도 영농철엔 하루 평균 10~13시간 이상을 수리작업에 매달려야 할 만큼 업무가 과중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관련 사업의 성장과 더불어 농기계에도 각종 전자장치의 부착이 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수리기사의 전문성이 부족한 실정이라 제때 수리하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현실이다.

무엇보다 고장난 농기계를 수리인력의 부족으로 제때에 고치지 못하면 농가는 영농활동에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농기계 제조, 판매 업체는 지금보다는 수준 높게 사후관리를 강화해 수리 인력부족으로 인한 농민들의 불편과 실망을 덜어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할 뿐이다.

특히 산·학은 농기계 수리인력 양성을 위해 전문 교육 과정을 신설하고 실질적인 기술 교육에 최선을 다해 주길 기대하는 바이다. 정부도 물론 식량안보, 농업발전 도모차원에서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한편 실습장비 지원등을 통해 문제 해결에 팔을 걷어 부치고 힘써 줄 것을 강력히 건의하는 바이다. 앞으로 두고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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