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진 광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철진/ 광신대학교 복지상담융합학부 교수
김철진 광신대학교 복지상담융합학부 교수

보통의 사람들은 본인에게 유익이 되지 않고, 뜻과 의식을 달리하는 사람들을 신뢰하지 않는다. 뒷조사하고, 의심했다. 노골적으로 무시했다. 자기 자신은 지혜롭고, 상대는 어리석다. 자기는 강하고 상대는 약하다. 자기는 존귀하고 상대는 비천하다. 이때 약하고 비천해 처해있던 사람의 태도가 남다르다. 그러면 반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모욕당하나 축복한다. 박해받으나 참는다. 비방 받으나 권면한다.

지방선거가 끝나고 우리 모두는 서로 의존적이고 삶에 영향을 준다는 지역성의 의미에서 더불어를 생각했으면 한다. ‘군민의 삶’, ‘군민 삶의 질의 향상이라는 과제를 안은 영광(靈光)이라는 사회를 복지의 시각으로 다시 들여다보려면 시민권의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

시민, 한없이 명쾌한 듯하지만 명확한 규정을 내리기에는 까다롭고 복잡한 개념이다. 국가와 시장의 개별 구성원이자 평등한 객체이면서 국가와 시민, 시장과 시민으로서 이항대립적 구성을 이루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 호칭 역시 시민사회가 정착하지 못한 한국 사회에서는 공민, 시민, 국민의 틈바구니에서 정처를 잡지 못하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서구 역시 초기에는 마찬가지였다. (man), 시티즌(citizen), 퍼블릭(public), 피플(people), 내이션후드(nationhood) 언저리에서 헤매야 했다. 시민의 권리를 어떻게 정립하느냐에 따라 부르는 명칭 또한 달라질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또한 그 다른 명칭 속에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기능할 수 있는 영역도 차이가 남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한국 사회가 다시 시민권을 고찰해야 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시민과 복지의 관계를 중심으로 복지사회의 담론이 확장되어야 하며 지역사회에서의 모든 문제가, 지역민 개별 삶의 구체적인 과제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자명한 사실은 6.1지방선거로 지역의 일꾼으로 부름받은 분들이나 기회를 잡지 못했던 분들이나 모두 지역의 소중한 자산이기에 인격적으로 지역을 섬겼으면 한다.

좋을 때는 인격이 드러나지 않는다. 좋을 때는 반응만 보인다. 어려운 때는 숨겨진 인격이 드러난다. 어려울 때 친구가 보인다. 좋은 친구는 어려울 때, 옆에 있는 사람이다. 믿었던 사람이 돌아서는 경험을 한다. 등을 돌린 것이다. 배신이다. “등을 껴안는 것도 사랑이다.” 그런데 늘 믿었던 사람이 등을 돌린다. 그래서 지도자들은 돌아선 등을 안고 있다. 이게 사랑이다. 이게 인격이다. 등 돌린 사람을 안을 수 있는 현명한 지도자가 좋다.

정치 지도자들은 노력으로 하는 거 아니다. 정치 지도자들은 인격으로 하는거다. 어려울 때 인격이 드러난다. 은사보다 인격을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어려움은 꼭 온다. 그때를 이길 사람은 은사의 사람이 아니다. 인격의 사람이다. 어려움을 자신의 모습을 보는 기회로 삼으라. 그리고 등도 껴안는 사랑을 보이라. 그 인격으로 일함이 생명을 살리는 강력이 될 것이다.

우리 사회는 한동안 선거로 인해 들뜬 분위기를 빨리 가라 앉히고 평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선거 과정에서 생긴 지역간, 계층간의 반목과 갈등을 해소하고 시민사회의 화합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서로간의 화해와 관용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동안 가족간에도 동기간에도 또는 친한 친구 사이에서도 지지자가 달라 어색하고 불편한 관계로 지낸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안다.

선거 결과 당선된 인물은 어떻든 4년간 우리 영광을 이끌어 갈 정치 지도자요, 군민의 대변자다. 따라서 그들이 선거전에 약속했던 공약들을 잘 이행하는지 지켜보고 군정을 잘 이끌어서 민생을 안정하고 경제를 살리는 정책을 펴도록 요구하는 것만이 유권자들의 할 일이다.

내가 원하지 않은 인물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한가지다. 군민들의 화합만이 앞으로 영광을 발전시킬 원동력이 될 것이다.

서로 손을 내밀자. 이젠 상대라는 이질성이 아니라 번영과 행복을 함께 누려 나가야 할 영광 군민이라는 화합의 손을 맞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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