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일순 사진가·수필가

곽일순 사진가·수필가 
곽일순 사진가·수필가 

요즘 중앙 유력 일간지의 기사를 보면서 우리 공교육의 현실을 느낀다. 단어를 이해하는 독해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우리는 실질 문맹률이라 부르고 현재 대한민국의 70%에 해당한다. 글은 읽지만 뜻은 이해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근본적 원인은 우리 문장의 뼈대를 이루는 단어 80% 이상이 한문 조성어이기 때문으로 보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중국어 전공은 아니지만 한자를 많이 대하는 개인적 입장에서 살펴보는 우리 말은 거의 모든 단어가 한문 조성어임을 부인하기 힘들다. 이는 국가적 자존심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더욱 중요하다. 한글이 만들어지기 전 우리 민족은 2천 년 이상 한자를 사용했던 것이 사실이고 보면 조금도 이상한 현상은 아니다. 다만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애써 부인하고 싶을 뿐이다. 알다시피 한문은 뜻으로 읽고 한글은 소리로 읽는다. 물론 한자 조성의 단어의 음가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한자 단어를 순수 한글로만 표기하고 뜻을 익히는 과정에서 빚어진 부작용이다. 한자 단어의 을 정확하게 새기지 못한다는 치명적인 부작용이다. 이는 순전히 무너진 공교육의 문제로 볼 수밖에 없다. 언제부턴가 시나브로 사라진 한자 교육에서 우리는 참교육 상실이라는 지대한 역행을 보고 있음이다. 여기에 힘을 보탠 또 하나의 교육방침은 시험에 의한 시험을 위한 시험의 사회 진출이다. 과거보다 현저히 약해진 역사와 사회과학 등의 교육은 심각한 인성 정체성을 유발하고 있다. 특히 역사관의 비정립은 민족주의를 무너뜨렸고, 아직도 일제의 잔재들이 중앙 정치 무대에서 버젓이 활동하게 만들고 있다. 시험이라는 선택형 지식으로 만들어진 위치는 국가라는 의미의 내면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함은 물론 사익을 위한 앞길에 걸림돌이 될 뿐이다. 이러한 현상은 식민지에서 벗어난 날을 기념하는 광복절 축사에서 억압의 당사자였던 일본과 동반의 이웃을 외치게 만들고 당연한 굴욕을 자처하게 만든다. 형님 나라를 위해선 민족의 자존심 정도는 챙길 필요도 여지도 없으며 자국민에겐 깊은 사과조차도 하지 않는 오만함을 보이며 개 사과로 대체한다. 그래서 얻은 것이 무엇인가. 미국에 무시당하고 중국엔 안절부절, 일본엔 오히려 사과를 요구 받는 기이한 현상을 맞고 있다. 여기에 북한에선 연일 남한 대통령 때리기에 열중하고 있으니 외교의 총체적 난국이다. 그래서 교육과 언론은 국운을 좌우한다고 했다. 한국의 민족사 출발은 한문이다. 한자를 모르고 옛 정신을 알겠다고 덤비는 것은 전혀 맞지 않는다. 우리 역사는 한문으로 기록이 되어 있고 사용하는 단어의 뼈대를 이루는 건 한문이다. 한문을 모르면 뜻의 해석이 문자가 아닌 짐작으로 마감을 한다. 한자가 어렵다는 말 역시 전혀 사실이 아니다. 단순 암기식의 한자가 영어와 수학의 공식보다 어렵다는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여기에 한자가 동남아 공용어라는 사실을 대부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 영광의 단체장들이 견학차 일본에 갔던 적이 있다. 일본 말을 하는 사람이 없었기에 걱정을 하는 동료들에게 일행 한 분이 볼펜과 수첩 한 권으로 걱정을 해결해 주었다. 이른바 필담(筆談)이다. 문자가 같으면 말이 틀려도 간단히 해결된다. 과거 중국으로 파견된 조선의 선비들이 주로 사용했던 것 또한 필담이다. 일본, 대만,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수 많은 동아시아의 나라가 한자를 사용하고 있다. 한자 문화권이다. 현재 여기서 이탈한 나라가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이다. 이들은 간체자라는 것을 새로 지정해 공포하고 법으로 사용을 강제했다. 2천 자가 넘으니 주로 사용하는 한자는 거의 포함되었다고 봐야 한다. 자신들의 문자를 이젠 자신들이 읽지 못하는 기현상을 연출했다. 다시 말하지만 한자는 우리 조상인 은나라(동이족)가 만들었으며 고조선으로 이어져 현재에 전해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한문이 정규 교과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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