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 영광카운슬러아카데미 대표

광주 군 공항 유치를 위한 활동이 씁쓸한 뒷맛만 남긴 채 사그라지고 있다. 작년 1129일 군의회에서 김강헌 의원이 자유발언을 통해 함평의 군 공항 유치에 대한 영광군의 대응을 요구하며 시작된 영광의 광주 군사공항유치 문제가 이슈로 주목받은 지 4개월여 만이다. 애초부터 안 되는 일에 군정에 대한 비선의 개입, 군민 간의 갈등 조장, 영광군의 이미지 실추만을 남긴 채 말이다. 경위는 이렇다.

작년 1125일 함평의 11개 단체가 함평에서 군 공항 이전 설명회를 개최한다. 2주일 전인 119일 무안 범국민대책위가 광주군공항 이전 반대를 공식적으로 천명한 직후였다. 함평에서 군 공항 이전 설명회를 열자 이전 후보지로 거론되던 함평 손불과 맞닿은 염산에서 청년회가 중심이 되어 요구한 설명회가 27일 광주 군 공항 이전 설명회가 영광문화예술의 전당에서 개최되어 영광도 군 공항 유치전에 뛰어드는 형국이 되었다. 영광이 유치전에 뛰어든 명분은 함평의 유치 예정지가 염산과 맞닿은 손불이기에 영광은 아무런 혜택도 없이 소음피해만 몽땅 안게 되느니 차라리 염산에 유치하면 4,500억원에 이르는 지역발전지원금이라도 받자는 얘기였다. 군공항유치를 놓고 설왕설래 하는 과정에서 현 군수의 인수위원으로 활동한 군수 측근이란 인물이 군 로고와 군청의 전화번호가 박힌 영광군 미래발전추진단이라는 명함을 사용하며 공공연히 유치 활동을 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영광군이 암묵적으로 군 공항 유치에 힘을 싣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확대되었다. 급기야는 316일 염산에서 군공항유치 반대 집회가 열리기 전 군수는 영광에 군 공항을 유치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밝히기에 이르렀다.

여기에서 우리는 되짚어야 할 대목이 있다. 지자체가 유치를 원하면 군 공항이 유치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유치설명회가 열린 것이다. 원래 안 되는 일에 헛심 썼다면 이게 무슨 망신이며 말이나 될 법한 일인가?

국방부는 2013년 군 공항 이전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2017년 광주군공항 이전 부지 선정을 위한 용역에서 1150m2(350만평) 이상의 부지를 확보한 전남 서남권 9개 지자체에 대해 군 작전성을 평가한 후 검토 끝에 무안, 해남, 고흥 3곳을 이전 후보지로 압축하였다. 최근 함평이 후보지로 추가되었다. 다시 말해 영광은 서남권 방어에 대한 작전의 문제로 후보지에서 빠졌고 더더욱 전남 22개 지자체 가운데 해안을 끼고 있는 14개 지자체 중 영광은 목포, 여수 등과 함께 부지 문제로 애초부터 이전 대상지에서도 제외돼 군 공항 이전지로 일찌감치 탈락한 상태였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영광군민이 군 공항 이전을 찬성해도 국방부가 수용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앞뒤 분간도 못 한 채 꼴뚜기 뛰자 망둥이 뛰는 격의 유치전 참가였다.

무안군의 무안범군민군공항반대대책위는 "광주시가 무안으로 군 공항을 이전하기로 해놓고 무안의 반대 여론을 돌리기 위해 함평과 영광군민을  이용하고 있다"라고 비판한다. 어쩌다 우리 영광은 인접 군으로부터 들러리나 서는 핫바지 노릇하다는 비아냥을 듣게 된 것이다.

이제 일부의 주장에서 제기된 영광의 군공항유치에 관한 과정을 평가를 해보자.
함평이 군 공항 유치에 나선 이유는 무안으로 이전했을 때 소음피해는 보면서 4,500억원의 지역지원금에서 배제된다는 두려움과 군 공항 유치 시 특별법에 명시된 SOC 확충에 따른 지역발전과 인구 유입에 의한 3만 명의 인구를 지킬 수 있는 대안으로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명분과 실리가 있기에 군수가 전면에 나선 것으로 보이며 유치 여부와 관계없이 잃을 게 별로 없어 보인다. 반면에 영광은 어떤가? 애초부터 되지 못할 일에 뛰어들어 지역의 갈등만 조장하고 정체불명의 비선 단체가 드러나고 급기야 반대 집회를 열게 되면서 군 공항 유치는 동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공적으로 접근한 함평은 잃을 게 없는 반면 영광은 행정에 대한 불신만을 자초하고 말았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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