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개선 작업 중 송전차단, 원자로 자동정지
전력 수요가 많은 한여름에 한빛 5호기에 이어 2호기마저 멈췄다.
한빛원전 및 한빛원전환경안전감시센터 등에 따르면 한빛2호기(가압경수로형 95만kW급)는 지난 24일 오전 11시56분 정상운전 중 갑자기 정지됐다. 한빛 2호기는 전력계통을 안정화 하기 위해 고장파급방지장치(SPS) 개선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이상 신호가 발생해 발전소 전력 송출차단기가 동작했다. 고장파급방지장치는 송전선로 고장이나 태양광 등 전력이 용량을 초과해 유입될 경우 미리 선택한 발전기를 차단해 안정화하는 목적이다.
이날 고장파급방지장치 임시변경 준공 시험 후 오전 9시50분경 복귀 과정에서 해당 장치가 동작해 11시34분경 스위치야드 차단기 작동으로 전력 송출이 차단됐다. 이 영향으로 11시53분경 ‘증기발생기A’가 고수위로 터빈이 자동정지했고, 11시56분 ‘증기발생기C’는 저수위로 원자로까지 자동정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SPS 이상 신호도 문제지만 전력 송출 차단 후 ‘소내부하운전’을 통해 원자로 출력 최소화 및 안정 상태를 유지하지 못한 점은 더 아쉽다.
감시센터 측은 상황이 발생하자 현장 확인에 나섰으며 발전소 출력 및 원전 주변 공간감마선량률 등을 점검했으나 안전에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 한빛사무소 역시 사건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한빛원전 측은 “현재 한빛2호기는 안정정지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향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후속조치를 수행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여름 전력수요가 급증할 시기에 한빛 5호기에 이어 고장을 방지할 목적으로 설치한 장치가 오히려 멀쩡하게 가동중인 2호기까지 멈춰 세우면서 비판을 면키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한빛 5호기는 지난달 28일 계획예방정비 중 기동 준비를 위한 가열 과정에서 원자로냉각재 압력경계인 역지밸브 미세 균열로 1차 냉각수인 붕산수가 누설돼 오는 9월 이후까지 재가동이 불가능한 상태다. 정비 과정에 연이은 문제가 발생하면서 안전성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