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콩·대파 1,100여ha 3,600여 필지 670여 농가

10여일 침수도, 7월 665mm 20년 내 최고 기록

기록적 폭우에 열흘 가까이 잠긴 논에 녹색이어야 할 벼들이 새까맣게 녹아내렸다.
기록적 폭우에 열흘 가까이 잠긴 논에 녹색이어야 할 벼들이 새까맣게 녹아내렸다.

<> 기록적 폭우와 침수로 농작물 피해가 가장 큰 백수읍 상·하사리 뜰을 26일 오후 돌아보니 충격 자체였다. 연이은 폭우 이후 잠시 맑은 하늘을 보인 듯했지만 이날에도 장대 같은 소나기를 퍼부었다. 7월 한달 강우량은 665mm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던 지난 20207473mm보다 40%나 더 쏟아지는 등 20년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바다와 맞닿아 제방 길이만 3km가 넘는 백수읍 뜰은 몰려든 빗물이 배수량을 훨씬 초과하면서 일대 농지 대부분이 물에 잠겼다. 실제, 이날 배수펌프장에는 대형관을 통해 바다로 배수하고 있었지만 용량은 턱없이 부족했고 일부 농경지는 아직 잠겨 있었다. 출수기를 앞둔 벼와 대체작목인 논콩은 안 그래도 습해에 취약한데 무려 10여일가량 물에 잠겨 농민들의 애를 태웠다. 일부 농가들은 10여필지의 농경지가 한꺼번에 일주일 넘게 잠겼다며 한숨을 토로하기도 했다.

특히, 애써 심은 벼가 새까맣게 타거나 아예 녹아내리는 등 처참한 논들이 수두룩했으며 또다른 논은 아예 작물 대부분이 사라져 빈 논인 줄 착각할 정도였다. 벼를 대체해 심은 논콩 역시 대부분이 녹아내리거나 10cm 자란 상태로 박제한 듯 뼈대만 남기도 했으며, 스산한 논바닥에는 새떼들까지 습격해 남은 줄기 등 먹이를 찾아 바닥을 파헤치고 있어 농민들 마음까지 헤집는 듯했다. 논 가운데 또는 침수가 상대적으로 덜했을 대파 재배지 역시 제대로 자라지도 못한 채 노랗게 죽거나 뿌리가 통째로 썩어 물러지는 피해가 확산하고 있었다. 폭우가 집중된 지난주 전체 농작물 피해가 390ha로 초기 보고됐으나 이날까지 신고된 농작물 피해를 확인한 결과 2.8배를 넘었다. 작물별로 벼는 775ha(2,210필지, 384농가), 대파 167ha(749필지, 113농가), 152ha(709필지, 171농가) 등 현재까지 1,094ha(3,668필지, 668농가)에 달해 조사가 마무리되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광군은 피해 농가에 농약대 및 대체작목 파종비, 돌발병해충 긴급방제 등을 지원하며 재해보험 가입 기간 한달 연장 및 조건완화 등 정부 건의사항도 반영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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