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철 굴비골농협 조합장

추석이 지나고 나면 벼 수확 후 밀 파종이 들어가는 때다.

올가을 밀 파종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 곡물 가격 폭등으로 식량안보 논의가 고조된 때인 만큼 그 열기가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최근 수개월 계속된 밀 직불금 인상 정책논의가 이 같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데 큰 몫을 한 모습이다. 이에 앞서 밀 자급률 제고 방향에서 생산단지를 74개로 확충하는 조처도 있었다. 현재 밀 자급률은 1% 미만에 지나지 않고 있다. 그래서인지 농가들 사이에서는 밀을 심으려는 분위기가 관내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또한, 쌀 가공식품의 범위를 넓히고 수입에 의존하는 밀가루 수요 일부를 대체하기 위한 대안으로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쌀인 가루미가 떠오르고 있다. 가루미는 쌀 수급 과잉으로 재고관리의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99%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밀 가격상승에 따라 물가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가루미는 일반 쌀에 비해 가루로 만드는 비용이 낮고, 병해충이 적으며 이모작이 가능하여 식량 자급률 증가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수 있으리라 예상하지만 이 또한 일반적인 검증이 안되어 더 지켜봐야 할것이다.

정부는 올부터 논에 벼대신 밀과 가루미를 재배하면 1ha250만원을 지급하는 전략작물직불제를 신설했다. 또한 올부터 생산단지에서 재배되는 가루미는 전량 공공비축으로 매입한다고 한다. 밀은 정부가 2019년 밀산업 육성법을 제정한데 이어 2021년 제1차 밀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수확기 건조, 저장시설 지원 확대, 정부보급종 밀 종자 가격 50% 할인, 정부 수매, 비축 물량도 지난해 8,000톤에서 올해엔 17,000톤을 계획하고 있으며, 정부는 2년 연속 40kg들이 39,000원에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매입하였다. 따라서 밀 재배면적이 해마다 증가 추세인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본다.

올해 유례없는 쌀값 폭락, 농자재 가격 인상으로 그나마 어려운 농촌은 한층 시름이 더 깊어져만 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모작 작물인 보리 또한 소비부진, 재고 과잉으로 해마다 값이 폭락하고 있다. 또한, 이상기후로 자연환경도 전혀 도움이 못 되고 있다. 말 그대로 농가들은 사면초가에 놓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정부도 농촌에 대해 더 유익하고 더 많은 실질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앞으로 농촌은 어떤 작물을 재배해야 할까? 하는 답에 대해서는 대체작물인 우리밀과 가루미를 적극 추천하고 싶다. 정부도 벼 재배면적 감축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우고 우리밀과 가루미 재배 홍보 및 우대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밀과 가루미가 수입밀을 줄이고 농가 소득에 기여할 것이라고 굳게 믿어보면서 도시와 농촌, 도농이 상생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해야 할 때다.

끝으로, 우리밀과 가루미! 향후 우리 농촌에 큰 대안 작물로 성공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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