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 전 호남대 교수

장현 전 호남대 교수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가 저서 '수소경제'(2002)에서 수소가 화석연료를 대체하고, 인류의 전통적 사회 구조를 뒤흔들 것으로 전망한 이래 지구온난화 등 기상이변과 함께 세계는 지금 수소를 미래 에너지로 지목하고 수소산업에서 국가의 희망을 찾는 상황이 되었다. 우리 군도 사흘 전인 25일 군청에서 신재생에너지 육성계획 최종보고회가 열렸는데 이를 계기로 영광은 그동안 수소경제 시대를 어떻게 준비했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살펴보자.

2021년 세계수소위원회는 2030년이면 수소 생산 시장만 150조 이상, 수전해 시장도 매년 300%230GW(1GW= 원전 1) 이상 급성장해 세계 반도체 시장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2050년에는 수소가 글로벌 에너지의 18%를 담당하고, 수소경제의 시장 규모는 연 25,000억 달러, 한화 3,000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도 204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경제 선도국가 도약을 목표로 정하고 작년에 세계 최초로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으며, 윤석열 정부도 수소경제를 신성장 동력의 하나로 보고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오는 2050년 국내 수소시장은 70조원 규모에 관련 일자리가 60만개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남도는 서부권은 대규모 실증 및 생산단지, 중부권은 연구개발 거점, 동부권은 생산 및 활용단지 전략을 세우고 국가 그린수소산업 중심지 도약을 위해 생산, 저장, 운송·활용, 인력양성, 클러스터 등 19346억원 규모의 7대 전략 및 27개 과제 등 수소경제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위와 같은 대외적인 여건 속에서 우리 영광군은 어떻게 수소경제 시대를 준비했을까?

17년 전인 200629일 전남도청에서 개최된 ·재생에너지 기반 구축을 위한 수소 연료전지산업 육성방안에 대한 연구결과 최종 보고회가 열렸는데 정부출연기관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전남도의 수소산업 활성화 방안으로 부품산업 권역, 시스템 개발권역, 수소생산 권역, 시범화 및 연구 권역 등 4개 권역의 개발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원자력 수소 이용이 가능한 영광지역과 석유산업단지 부생가스를 활용할 수 있는 여수·순천지역을 우선적 실현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선정하고 지역 역량을 집중 할 것을 제안하며 일본의 오오아라원자력연구소에서 원자로의 열을 이용한 수소 대량 생산 연구 사례까지 예시하였다. 영광군도 2007 시책 추진방향에서 신재생에너지단지와 신산업단지를 조성하여 투자유치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고 영광신문은 2007년 첫 신문에서 영광을 에너지의 고장으로 육성 발전시켜야 한다는 신년 특집을 게재하기도 했다.

영광군은 국내 최고 에너지 연구기관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연구 보고서의 제안대로 원자력을 이용한 수소 생산의 신생에너지로 방향을 설정했어야 했는데 재생에너지인 태양광과 풍력 분야의 육성에 집중하는 방향설정을 잘못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당시 영광은 김봉열 군수의 3선 임기 말인데다 새로 선출된 강종만 군수의 사법리스크로 인해 심도 있는 논의와 미래전략을 세우지 못했지 않았나 하는 추론이 가능하다. 원인은 차치하고 결과적으로 어느 지역도 할 수 있는 태양광과 풍력에 치중하며 영광만이 보유한 원전이라는 핵심 자원을 활용하지 못한 채 15년여의 허송세월을 보낸 것은 참으로 안타깝기 짝이 없다. 2006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연구 결과대로 원자력을 이용한 수소생산으로 방향을 잡았다면 영광은 원자로의 열을 이용한 물 분해를 통해 수소를 생산하고 연료전지 등으로 이를 활용하는 수소경제 분야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 되었을 것이다. 수소·연료전지산업은 화학·기계·소재 분야 등 여러 관련 산업의 발전을 동반하는 사업으로 반도체 이상의 시장규모를 형성 할 것으로 기대되는 산업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에 영광의 현재는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현재 타당성 조사 용역 중인 700억 규모의 탄소중립대응 국가실증 연구단지 구축사업 등 향후 진행될 사업들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군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242억원 규모의 그린수소 생산시스템 기술개발 및 기반구축 사업을 진행 중이며, 125억원 규모의 e-모빌리티 기반 소형 수소연료전지 실증 인프라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 군의회에서 김한균 의원의 주장대로 영광군은 수소산업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수소산업 육성 및 지원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해 시행해야 한다. 엊그제 보고회에서 제시된 사업들의 추진을 위해 우선적으로 영광군, 군의회, 한빛원전, e-모빌리티 기업 등이 참여하는 가칭 영광 수소산업정책 TFT” 구성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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