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대피 등 참여 반토막, 당구대회에 장소조차 밀려

대피훈련 참여자들이 방사능 오염검사를 위해 줄 서있다.
대피훈련 참여자들이 방사능 오염검사를 위해 줄 서있다.
당구대회를 위해 당구대를 설치 중인 실내체육관
당구대회를 위해 당구대를 설치 중인 실내체육관

‘2023년 방사능방재 연합훈련이 지난 1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영광스포티움을 비롯해 한빛원전 및 인접 지자체 등에서 진행됐다. 이 훈련은 중앙부처와 지자체, 유관기관의 방사능재난 대응능력을 키우고 실제 주민 대피를 통해 행동요령을 숙지하는 목적으로 4년마다 실시하고 있다.

이날 훈련은 진도 6.0 지진이 발생해 한빛원전 내 모든 전원이 상실되고 한빛 3호기 원자로 노심손상 및 방사성물질이 누출된 방사능 재난 사고를 가정했다. 백색비상을 시작으로 단계적 대응과 적색비상 이후 홍농읍 등 인접 지역주민을 영광스포티움 내 구호소까지 버스로 대피(소개)시켜 방사능 오염을 검사하고 나머지 지역은 옥내 대피하되 방호약품 복용 등 주민과 기관별 대응을 훈련했다. 스포티움 주차장에는 군부대, 소방서, 의료기관 등이 현장대응팀을 구축해 방사선 피폭환자 후송 등을 조치했으며, 보조실내체육관 내에는 대피 주민을 대상으로 각 기관들은 재난대응 안전 교육·체험부스를 운영했다.

하지만, 4년마다 진행되는 연합훈련이 오히려 퇴보하는 상황이다. 올해 연합훈련은 행안부·국방부 등 18개 부처와 지자체, ··소방·한수원 등 20개 기관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학생 및 주민 대피 540, 10개 읍면 주민 참관단 300명 등 840명을 포함해 옥내대피까지 2,800명 규모다. 4년 전인 2019년 연합훈련은 부처와 기관 수는 같지만 학생 2,200명이 실제 옥내대피 훈련을 하는 등 4,000여명이 참여했다. 방사선비상계획구역(EPZ) 확대 이후 첫 실시된 2015년 훈련은 18개 부처 및 124개 기관과 직적참여 1,450명에 지자체 옥내대피 2,300명까지 3,750명 규모였다. 집계에 오류가 있는 게 아니라면 방사능 재난 시 가장 핵심인 주민대피 등 훈련 참여도가 떨어진 셈이다.

더구나 대피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안전 교육·체험 부스 운영이 당초 스포티움실내체육에서 더 좁은 보조체육관으로 변경됐다. 이틀 뒤인 3일부터 열리는 당구대회 준비 때문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평소 한빛원전에 안전을 강조하던 군의 태도와는 상반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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