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대출 미끼 ‘그놈’에 어떻게 당했나

1차 835만원 뜯고도 2차 1,200만원 뜯으려다 덜미

최근 영광지역 보이스피싱 피해가 연이어 발생한 가운데 본지는 영광경찰 협조를 받아 그 수법 등 피해 예방을 위한 대군민 기획보도를 진행한다.

영광경찰이 지난달 23일 검거한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사례는 저금리대출을 미끼로 한 전화금융사기를 1차 성공한 뒤 2차 시도에서 붙잡힌 경우다.

범행은 지난 1017일 오후 피해자 A씨에게 국내 한은행 직원을 사칭한 전화금융사기 조직원의 저금리대출이 가능하다는 전화로 시작됐다. 피해자가 전화로 대출 희망의사를 밝히자 사기 조직원은 기존 대출이 있는데 새로 대출 신청은 불법이다며 기존 대출금과 수수료 835만원을 현금으로 갚아야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다고 속였다. 이 과정에 휴대폰에 사기앱까지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사흘정도 지나자 현금수거책은 피해자 A씨가 운영하는 영광지역 사업장에 버젓이 나타나 기존 대출금을 상환 받으러 온 것처럼 행세하며 현금 835만원 받아갔다. 뒤늦게 금융사기에 당한 것을 인지한 피해자 A씨는 영광경찰에 신고한 뒤 휴대폰까지 초기화하며 대응했지만 눈뜨고 뜯긴 피해액은 사라진 뒤였다. 1차 사기에 성공한 일당은 A씨에게 또다시 접근해 이번에는 ○○은행협회 직원을 사칭하며 대출 진행을 위해서는 공탁금(보증금) 1,200만원을 내야하는데 직원을 보낼테니 현금을 마련해 전달하라고 요구했다. 이 역시 보이스피싱 범죄임을 직감한 A씨가 영광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형사들을 급파해 만나기로 한 장소에 잠복했다.

지난 1023일 오후 신고 사실을 모른채 피해자 A씨 앞에 나타난 현금수거책은 보증금을 수령하러 온 ○○은행협회 직원인 것처럼 행세하며 1,200만원을 받아 챙기려다 사기미수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잡고 보니 1차 현금수거책과는 다른 사람으로 역할마다 달리 배치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검거된 현금수거책은 수사 과정에 10여건의 여죄까지 확인돼 결국 구속됐다. 1차 피해 이후 인지하지 못했다면 2차 피해로 이어질 아찔한 상황이었다.

영광경찰은 보이스피싱을 당하면 피해액은 물론 자책감으로 인한 우울증 등 극단적 선택까지 부르는 중대범죄로 예방과 주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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