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일순 수필가·사진가

곽일순 사진가·수필가 
곽일순 사진가·수필가 

나라 안팎이 심상치 않다. 격류에 휘말린 양 떼를 보는 듯하다. 신인과 구인이 뒤엉켜 국민의 심기를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초선과 재선, 다선으로 표현하는 국회의원 나리들의 행보가 국민에게 희망 대신 혼란을 주고 있다. 특히 다선으로 표현되는 의원님들의 행보는 보기에도 딱하다.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고 앉을 자리는커녕 설 자리도 없어지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인요한이라는 푸른 눈의 이중국적 절반 한국인을 내세워 혁신하겠다고 나섰다. 삐딱선을 타는 젊은 정치인을 쳐내고 노회한 정치인 아닌 의사를 혁신의 아이콘으로 내세운 셈이다. 여당 대표가 대통령의 지시를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다는 소문은 일찌감치 정치권을 벗어나 국민 간 여론에서도 회자가 되고 있다. 인요한 위원장은 국민의힘 당 대표의 절대적인 지지와 후원의 약속으로 출발했다. 알다시피 김기현 대표는 5%도 안 되는 지지율 속에서 대통령의 절대적인 뜻으로 당 대표까지 오른 인물이다. 그래서 국민 대다수는 그를 바지사장이라고 부른다. 힘이 없다는 의미이다. 그런 대표가 압도적인 후원을 해봐야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냥 대중 눈가림용 보여주기 일 뿐이다. 인요한 위원장의 혁신은 PKTK, ··경 중심으로 활동하는 다선 중진급 국회의원의 퇴진 혹은 험지 출마론이다. 김기현 당 대표 역시 이 부류에 해당하니 입을 닫았다. 그래서 현재 인요한 위원장의 혁신론은 대통령실 뜻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문제는 그 뜻이 어디에 있느냐가 아니다. 국민의힘은 왜 그를 혁신위원장으로 내정했을까. 정치인도 아닌 구시대 인물을 혁신과 결합한 자체도 어색하지만, 직책을 맡은 이후의 행동 역시 전혀 혁신스럽지 않다. 여기엔 한국 정치판의 고질적인 병폐가 숨어 있다. 국회 의장부터가 문제다. 우리나라는 삼권분립형 민주국가이다. 입법, 행정, 사법의 분리가 분명하고 각자 맡겨진 역할이 있다. 입법의 수장은 국회 의장이고 의장은 입법 권한을 가진 국회를 이끈다. 그런데 국회 의장을 선출하는 방법은 입법을 관장하는 국회답지 않다. 그냥 어른 순으로 선출이 되는 방법을 택한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아무리 좋게 해석을 해도 결국 꼰대선출이다. 최근 다수당인 민주 진영에서 선출이 된 의장을 보면 이러한 폐해는 확연히 드러난다. 국회에서 의결한 국무위원 비준안을 비롯해서 해임건의안, 탄핵소추안 등이 대통령에 의해 줄줄이 거부되어도 대통령을 대하는 의장은 그저 굽실이다. 한마디 항의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 오히려 국회의 기능을 저해하고 방해하는 이상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물론 내각제의 그림자를 살짝 입은 우리나라 국회가 이해는 간다. 하지만 국회를 대통령의 구실 만들어주기 기관 정도로 전락하게 만드는 의장이라면 뽑아준 국민을 향한 배임이다. 나이로 결정되는 일은 없다. 다만 아직도 우리 주위에 남아 있는 관습이 문제다. 사회단체의 규약이나 정관을 보면 단체장의 유고 시, 이사 중에서 연장자가 임시로 단체장을 맡는다.’라는 문구는 일반적이다. 왜 나이가 작동하는 것인지 나는 이해하지 못한다. 반면 젊은 정치인의 영입은 모양만 갖추고 추방은 정해진 순서이다. 물론 능력이 따르지 못하는 젊은 정치인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우리 정치권에 만연해 있다. 부끄러운 일이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게 바로 꼰대질이다. 최근 이준석과 이언주가 부산에서 토론 콘서트를 가졌고 인요한 위원장이 참석해 가장 앞줄에 앉아 있었다. 물론 초대되지 않은 일방통행식 참석이다. 이를 두고 우리는 무례하다고 한다. 그는 미스터라는 칭호 대신 닥터를 원했다. 일반인과 의사라는 신분을 정확하게 구분해 달라는 뜻이다. 그는 이중국적에 이중국격을 논하는 이중인격자이다. 미국의 심장을 안고 푸른 눈으로 보는 한국은 그에게 우월감의 대상일 뿐이다. 국민의힘이 내세운 새로운 사대주의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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