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사칭 일당에 종교인 4천만원 뜯겨

통장·카드 명의도용 범죄연루 미끼, 가짜 소환장까지

<>영광지역 보이스피싱 피해가 연이어 발생한 가운데 예방을 위한 대군민 기획보도를 진행한다. 이번 사례는 금감원, 대검찰청, 신용카드회사 등을 사칭한 일당에게 현금 수천만원을 뜯긴 경우다.

영광경찰에 따르면 종교인 A(50대 중반)는 지난 9월 중하순 오후 3시 영광읍 한 편의점 앞에서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한 전화금융사기 조직원인 일명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에게 현금 4,000만원을 전달했다.

사기범 일당은 피해자인 종교인 A씨에게 연락해 ○○카드사 직원을 사칭하며 외국에서 A씨 명의로 통장과 카드가 발급됐는데 범죄와 연루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거짓말로 속이기 시작했다, 이에 속은 A씨에게 또다른 인물이 전화해 금융감독원 직원 임○○을 사칭하며 대검찰청 소속 검사가 작성한 것처럼 조작한 가짜 소환장을 문자로 보낸다. 이후엔 4,000만원을 건네줘야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으니 현금을 마련해 보낸 직원에게 전달하라는 내용이었다.

해외에서 본인 명의의 카드와 통장이 개설돼 범죄에까지 연루됐다는 거짓말에 깜박 속은 A씨는 결국 은행에서 인출한 현금 4,000만원을 수거책에게 넘기고야 말았다. 다음날에도 일당이 추가로 요구한 2.400만원을 인출하러 은행에 갔다가 비치된 보이스피싱 안내서를 우연히 발견한 A씨는 속았다고 직감해 신고했다.

통상 은행에서 어르신들이 고액의 현금을 인출하는 경우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차원에서 용처를 묻기도 하지만 A씨의 경우 50대 중반에 종교인이란 특성상 은행에서도 특별한 의심이나 예방 조치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마저도 최근엔 일당들이 피해자에게 은행에서 돈의 용처를 물을 경우 대답할 내용까지 미리 지시하는 치밀함을 보여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영광경찰서 김정호 수사과장은 보이스피싱 피해의 경우 고령층이 많았지만 사회적 홍보와 은행권 등에서 예방조치를 하면서 최근에는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와 연계한 중년층 피해가 늘고 있다스마트폰에 특정 앱을 설치하라거나 현금을 요구하면 반드시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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