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 10월말 헬기동원 표지석 설치 ‘창지개명’ 주장

영광, 국가최초 지명조사·관보고시 등 근거 철거공문

함평 측이 불갑산 명칭 변경을 주장하며 정상에 모악산 표지석을 세워 논란이다.

영광군 등에 따르면 함평군 A도의원과 일부 단체 관계자 등은 지난 1031일 오후 3시경 헬기를 동원해 불갑산 정상인 연실봉(516m)에 표지석을 설치하고 이 과정을 동영상으로 생중계했다. 표지석 전면에는 세로로 모악산이란 큰 글씨와 하단에는 ‘516m, 함평군 최정상’, 뒷면에는 함평인의 정기 여기에서 발원되다란 문구를 새겼으며 생중계에는 함평군 A도의원이 등장해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들은 4년여 전부터 추진한 함평 최정상 이름, 모악산 찾기 운동의 결실이라며 당초 모악산이 일제강점기인 1914년 불광산으로 창지개명을 당해 뒤 다시 1924년 지형도를 통해 불갑산으로 바뀌었다며 치욕적인 명칭은 이제 버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불갑산 명칭을 모악산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함평 측 주장은 지난해 12월을 비롯해 올해 2월과 9월 등 전남도의회 공식 석상에서 고지도까지 제시하며 5분 발언 등을 통해 이뤄졌고, 이에 대응해 영광출신 도의원이 반론을 제기하는 등 양측이 대립해 왔다. 또한, 함평 측은 올해 1월 사회단체 주관으로 함평 최고봉 모악산 해맞이 행사를 불갑산 정상에서 열기도 했다. 지난 6월에는 전남도에 지명 변경 요청서를 접수했다가 수정·보완을 이유로 8월경 철회했지만 두달여만에 갑자기 표지석을 설치한 상태다.

지명 변경절차 없이 불갑산 정상에 모악산 표지석이 설치되자 군은 1959년 대한민국 최초 지명조사 결과, 1961년 지명고시 관보, 2003년 국립지리원 고시 등을 근거로 모악산 표기는 등록된 불갑산 지명과 맞지않다며 오는 20일까지 철거하란 공문을 7일 함평군에 발송했다.

영광군 역시 다수의 고지도 및 불갑산 도립공원 지정 등 현재 불갑산 지명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함평군이 홈페이지 등에 불갑산 표기는 물론 모악산(348m)은 높이가 다른 산으로 표기한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군은 경계측량을 통한 위법여부 등 관련 조치도 검토 중이다.

양측의 명칭 논란에 군의회 장영진 의원은 7일 연실봉에 올라 용천사 쪽을 가르키며 모악산은 별도의 산임을 강조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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