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성지고, 미술교과 수행평가 과제 전시

절정에 이르렀던 단풍이 낙엽이 되어 떨어지기 시작한 11월 초, 영산성지고등학교의 야외 벤치 주변에 사람 형상의 이상한 물체들이 놓이기 시작했다. 인형도 아니고 마네킹도 아니다. 평범한 재료로 도시인을 표현했던 조지 시걸의 조각작품을 연상시키다가도, 학생들만의 재치와 서투름이 도드라져 웃음이 나기도 한다. 4개의 팀으로 나뉜 1학년은, 작품의 특징을 살려 숨바꼭질’, ‘거북인간’, ‘버림받은 피노키오’, ‘영웅의 휴식으로 이름을 붙이고, 인증사진을 찍었다. 10월부터 시작해 한 달 남짓 진행된 미술교과 수행평가 과제 전시 장면이다.

테이프로 미술작업을 해 보는 건 처음이라서 신기해요.”, “테이프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친구를 모델로 해서 만드는 방법이 재미있고 팀별과제라서 특별했어요.” 학생들의 소감도 다채롭다.

한편, 다른 교실에서는 교과 융합수업(영어-미술)의 일환으로 퍼스널 컬러(Personal color)찾기가 진행됐다. 한 명씩 돌아가며 주인공이 되어보고, 친구들은 어느 색깔이 더 잘 어울리는지를 일러주느라 바쁘다.

수업에 참여한 2학년은 옷은 항상 검은색 아니면 회색만 골랐었는데, 영어 색깔 이름을 60가지나 배워보고, 저에게 어울리는 색도 알게 되어 정말 재미있어요”, “똑같은 색이라도 어울리는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나중에 화장품을 고르거나 머리 염색을 할 때 도움이 될 것 같아요등 다양한 소감을 밝혔다.

올해부터 혁신학교로 지정된 영산성지고는, 학생의 자율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기르기 위해 교과별 혁신은 물론이고, 교과 간 융합과 연계를 적극적으로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주제가 있는 수업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미술교과를 맡고 있는 사여경 교사는, “디지털 기기에 찌들어 사는 오늘날 학생들에게 가능하면 대상을 직접 관찰하고, 손으로 물질을 다루는 기쁨과 경험을 주고자 애씁니다. 전국미술교사 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요.”라고 말했다. 혁신과 융합을 향한 영산성지고등학교 식구들의 발걸음은 오늘도 쉴 새 없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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