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친 뒤 동료에게 사기당하자 되레 신고

영광서 5,070만 수거해 먹튀 하려다 붙잡히기도

<>영광지역 보이스피싱 피해가 연이어 발생한 가운데 예방을 위한 대군민 기획보도를 진행한다. 이번 사례는 영광에서 보이스피싱으로 돈을 뜯어낸 뒤 먹튀하려다 붙잡힌 경우들이다.

영광경찰에 따르면 영광지역 A(50대 후반)○○캐피탈 대출담당자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일당으로부터 저금리 대출 안내 전화를 받은 것은 2년 전 9월 어느 날 점심 무렵이다. 저금리 대출을 받으려면 기존에 있던 ○○금융 채무 5,070만원을 갚아야 한다는 말에 속아 다음날 오후 140분경 영광읍 한 노인정 주차장에서 보이스피싱 일당 중 현금수거책 B(30)에게 5,070만원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기존 저금리 대출 전환을 미끼로 한 피해 사례와 거의 유사한 수법으로 누구에게 어떻게 당했는지도 모르고 끝날 상황이었다.

뒤늦게 보이스피싱 사기임을 직감한 피해자 신고로 사건화 됐고 현금수거책 역할이던 B씨는 일당들과 함께 사기친 금액을 들고 일명 먹튀를 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수거책 B씨는 경찰에 붙잡힌 뒤에도 채권을 회수하는 일인줄 알았을 뿐 보이스피싱 범죄와 연관성이 없고 수거한 돈도 택시에 두고 내렸다고 주장했지만 경찰 수사결과 돈봉투는 들고 내렸으며 일당들과 주고받은 메시지와 10여건의 여죄까지 확인됐다.

특히, 사기단이 같이 사기친 동료를 붙잡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황당한 경우도 있다. 지난해 영광에서 같은 방식의 저금리 대출을 미끼로 1700여만원을 뜯어낸 일당은 현금수거책과 연락이 되질 않자 피해자에게 보이스피싱 피해임을 알리며 수거책 인적사항까지 전달해 신고를 독려하는 등 결국 검거케 하는 사건도 있었다. 보이스피싱 일당들의 수법은 각자의 역할을 통해 교묘하게 피해자를 속여 돈을 갈취하는 과정에서 현금을 받아오는 수거책의 역할이 가장 핵심이다. 수거책이 먹튀 등 딴맘을 먹을 경우를 대비해 같은 동료를 신고해 보복하면서 연결고리까지 자르는 치밀하고 과감함을 보이고 있다.

영광경찰은 최근에도 지역 내에서 보이스피싱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저금리 대출은 반드시 금융기관에서 직접방문 확인하거나 의심이 들면 주변에 문의하는 등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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