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한 10년 행복했던 10년

국형진/영광군미래교육센터장
국형진/영광군미래교육센터장

​​​​​​​201421일 아무도 아는이 없고, 난생 처음 와본 영광땅에 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으로 혈혈단신 (孑孑單身)으로 처음 온지 벌써 10년에 한달이 모자른 세월이 흘렀습니다.

처음 와본 영광은 청소년문화센터와 상담복지센터를 이제 초창기 운영하며 청소년사업에 대한 기초적인 단계가 막 시작된 수준이었습니다.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국가적 접근과 시도들이 이곳에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초기적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어 농어촌지역으로 내려온 저를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이 우려의 눈으로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도전과 시도가 가능한 블루오션으로 보였고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탐구하고, 시도하며, 정착시킨 10년의 세월이 흘러갔습니다.

전남 최초의 진로체험센터 개소, 전남 최초의 학교밖청소년 별도공간운영, 전국 최초의 학교밖청소년 급식지원과 학습지원, 전국 유일의 군지역 메이커스페이스 구축, 전라남도 군지역 유일 디지털교육 전용공간 운영, 전국 기초 지자체 최대의 청소년성취포상제 운영기관, 청소년 기관 유일 청년센터 위탁운영, 장성군과 나주시에 설립되는 청소년자람터 오늘의 지부설립, 전국 유일 청소년기관 주관 성인 리더쉽 아카데미, 전라남도 최초 민간 청소년기관 연계 정책제안 네트워킹 행사의 주관기관 그리고 십여장이 넘는 장관상 교육부총리상과 수십장은 족히 되는 도지사, 청소년활동진흥원, 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장상을 수상하며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최대한 가능성을 보며 실천해나갔습니다.

덕분에 많은 지자체에서 선진지 견학과 우수사례 발표, 컨설팅, 강의등을 요청해와 영광군의 자랑스런 청소년, 청년 사업을 멋지게 알리고, 지역의 자부심을 높이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군에서는 이렇게 공든 탑이 된 청소년자람터 오늘을 교육 중간지원조직으로 인정하고 다양한 지원을 통해 사업의 지속적인 추진을 지원하고 있어 매우 감사한 일이 지속되고 있으며, 교육청, 영광군청의 다양한 실과, 학교와 연계한 청소년사업과 수백명의 직접 사업에 참여하는 청소년들 수백명의 학부모들의 지지와 참여로 앞으로도 활발한 사업을 추진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은퇴할때까지 나의 능력을 이곳에 마른걸레 짜듯 평생의 노력을 사용하고 싶었고, 앞으로의 남은 10년의 청사진을 그리며 지역 청소년과 청년들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싶었으나, 이제 그 지도를 접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한사람에게 집중된 관심과 난무하는 사실과 다른 소문들은 새로운 리더십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음을 알려주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청소년자람터 오늘은 큰 나무아래 옹기 종기 모인 풀밭이 아닌 큰 나무를 베고 작은 나무들이 자라 울창한 숲이 되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경험과 실력을 바탕으로 또다른 새로운 청소년사업의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떠나는 이의 뒷모습이 꼭 이래야 된다는 정해진 모습은 없지요.

필자는 올 한해 무보수로 청소년자람터의 2막을 준비하는 일에 봉사했다. 생활인으로서 결정하기 힘든 일이었지만, 월급쟁이로 살아온 세월이 아닌 만큼 지난 1년은 10년을 정리하며 아름답게 퇴장하고자 하는 청소년활동가로서의 마지막 자부심이었습니다.

하지만 10년간 온몸을 시뻘것게 불태운 아직 더 탈수 있는 연탄은 이제 밖에서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던 차를 타려 길가에 나가고자 합니다.

아직 남은 온기로 또 어딘가에 옮겨져야 할 청소년과 청년들을 위한 진심을 남겨두고 말입니다.

 

너에게 묻는다

- 안도현 -

너에게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반쯤 깨진 연탄

언젠가는 나도 활활 타오르고 싶을 것이다

나를 끝 닿는데까지 한번 밀어붙여 보고 싶은 것이다

 

타고왔던 트럭에 다시 실려 돌아가면

연탄, 처음으로 붙여진 나의 이름도 으깨어져

나의 존재도 까마득히 뭉개질 터이니

죽어도 여기서 찬란한 끝장을 보고 싶은 것이다

 

나를 기다리고 있는 찬란한 밑불위에

지금은 인정머리없는 차가운 내 몸을 얹고

아랫쪽부터 불이 건너와 옴겨 붙기를

시간의 바통을 내가 넘겨 받는 순간이 오기를

그리하여 서서히 온몸이 벌겋게 달아오르기를

 

나도 느껴보고 싶은 것이다

 

나도 보고 싶은 것이다

 

모두들 잠든 깊은 밤에 눈에 발갛게 불을 켜고

구들장 속이 얼마나 침침한지 손을 뻗어보고 싶은 것이다

 

나로 하여 푸근히 잠 자는 자식들의 등허리를

밤새도록 슬금슬금 만져도 보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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