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주 영광군가족센터장·영광신문 편집위원

고봉주 영광군가족센터장·영광신문 편집위원
고봉주 영광군가족센터장·영광신문 편집위원

사상 최대 염소퇴치 작전

진화론의 성지라는 갈라파고스제도에서 사상최대의 염소 퇴치작전이 벌어졌었다.

2006년까지 수백만 달러가 투입된 이 프로젝트를 통해 총 8만 마리의 염소가 제거됐으며 이사벨라의 한 섬에서는 55,000여 마리가 사살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는 야생화된 집 염소의 개체수가 폭증, 숲을 황폐화시키면서 토착종 새들과 무척추동물, 식물, 심지어 그 유명한 갈라파고스 코끼리거북까지 멸종 위기로 몰아넣는 등 섬의 황폐화가 가속화되는데 따른 조치였다.

갈라파고스의 염소무리는, 아무것이나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탓에 한 때 포경 선원들이 식용으로 배에 싣고 다니다가 귀국길에 풀어놓은 세 마리의 염소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디.

이 후 자가번식을 거쳐 엄청나게 늘어난 염소는 대형 거북과 다른 토종 동물의 먹이인 자생 식물들을 먹어 치우고 숲을 사막화시키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종국에는 무려 12만여 마리에 달했다고 한다.

결국 1988년 민간단체 찰스 다윈 재단에서 섬의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염소 퇴치 작전을 개시했는데 작전은 마치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고 한다.

재단에서는 개인 기부자들이 지원한 1000만 달러의 자금으로 탄약 50만 발과 소총, 두 대의 헬리콥터를 사들였으며 100명의 현지 주민을 교육하고, 그들에게 지리정보시스템(GIS)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장비까지 지급했다.

갈라파고스제도는 이사벨라 등 세계에서 가장 큰 화산섬 5개로 구성된 광활한 용암 지역이었기에 육로이용이 어려워 헬기까지 이용한 공중 소탕작전을 펼쳐야만 했다.

남해 무인도 백야도의 염소

우리나라에서도 염소 소탕작전이 종종 있었다.

다도해 해상과 한려해상 국립공원인 통영시 한산면 소재 무인도인 백야도에 무단 방목되어 섬을 민둥산으로 만드는 등 생태계를 파괴하는 염소 소탕작전도 그 중 하나다.

염소 포획에 나선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곳에서만 닷새간 62마리를 잡았다고 밝혔다.

해상국립공원 내 염소는 19701980년대에 급증했으며, 두 섬을 포함해 해상 국립공원 일대 21개 섬에는 염소 870여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은 2007년부터 포획작전을 시작해 해상국립공원 일대 섬에 사는 염소 2,700여마리를 포획했다고 밝혔다.

안마도의 사슴

사슴 500여마리가 방치된 우리지역 안마도에도 주민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염소와 같이 아무것이나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잡식성인 사슴이 고추나 고구마, 마늘, 깨 같은 농작물을 먹어 치우면서 농가의 피해가 크다는 섬 주민들의 진정에 권익위가 나섰다.

방치된 사슴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던 안마도 주민들이 수 차에 걸쳐 영광군에 민원을 넣었지만 행정처리가 미흡하자 국민권익위원회에 사슴을 포획해 달라는 집단 민원을 넣었던 것이다.

권익위의 조사에 따르면, 안마도에는 과거 사슴이 없었으나 1980년대 중후반 축산업자가 사슴 10여 마리를 안마도에 유기한 것이 시초로 추정되며, 현재는 사슴이 수백 마리로 늘어나 안마도는 물론 석만도 등 인근 섬까지 퍼졌음을 확인했다.

권익위에서는 무단 유기된 가축에 대한 처리방안을 마련하고 농식품부와 환경부에 제도개선을 의견표명하였으며 환경부는 안마도 사슴으로 인한 주민 피해 및 생태계 교란 실태를 조사해 그 결과에 따라 법정관리대상 동물로 지정할 것인지 결정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유사사례 재발방지를 위해 축산법등 관련 법령에 가축사육업 등록취소 또는 폐업 시 가축 처분을 의무화하고 가축을 유기할 경우 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하도록 했으며 영광군에서도 필요시 안마도 사슴을 안전하게 섬에서 반출할 수 있도록 가축전염병 검사를 실시하고, 검사 결과 전염병 유무에 따라 후속조치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갈라파고스제도의 염소 소탕작전을 통해 야생염소가 사라지면서 섬은 다시 평온을 되찾았지만 인간들이 생각없이 들여오거나 방치한 동식물들로 인해 얼마나 많은 자연이 황페화되고 생태계가 교란될 수 있는지와 파괴된 생태계를 다시 복원하기 위해서는 또 얼마나 많은 비용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하겠다.

안마도의 사슴 역시 비슷한 피해를 주고 있었지만 한 때 소유권을 주장하는 모씨의 반대로 행정처리가 늦어졌다고 하는데 농식품부에서 가축을 유기해 생태를 교란하게 할 경우 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하도록 했다고 하니 늦었지만 다행이다.

안마도의 사슴도 하루빨리 퇴치되어 주민들에게 더 이상의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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