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국적으로 넘쳐 나는 것이 행사이고 축제다. 너무 많다 보니 국가가 잔치하다 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지자체가 민주화의 꽃임에 틀림이 없지만 부작용 또한 심각함은 누구나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 중 한 가지가 바로 축제문화다.


 


시군을 알리는 데는 지역의 특성을 살린 잔치와 축제 및  각종 문화행사가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 성공한 사례가 많다 보니 시군의 문화관광 담당들이 신경을 곧추 세우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이 분야다. 우리 주위의 강진 청자축제가 그렇고 곡성의 심청제, 장성의 홍길동제, 진도의 영등제 등 시군마다 다양하다. 하지만 성공한 축제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역시 함평의 나비축제를 제외하고 말하기는 어렵다.


 


진도의 영등제도 자리매김을 한지 오래지만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부 수도권 인구의 유입이 조금은 어려워 소정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행사의 내용은 실로 다양하고 강강수월래 등 몇몇 행사는 전형을 보여주기 때문에 보존가치가 충분하고, 옛것을 배우는 자료로 사용하기에도 조금의 손색이 없다. 그야말로 지역의 문화적 특색을 맘껏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곡성의 심청제와 장성의 홍길동제는 사실적 근거의 불명확과 소설속의 내용을 역사적 근거를 제시해 만들어 내려는 약간의 억지성으로 인하여 성공한 축제로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 소설 속에서도 역사적 배경 속에서도 전혀 없고 단순한 나비라는 설정으로 출발한 함평의 나비축제는 누구에게 물어봐도 성공한 축제로 꼽히고 있다. 2008년의 엑스포 준비로 인해 2007년 축제는 4일을 줄여서 치렀지만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갔다. 5월 3일부터 8일까지 6일간의 생태관 입장권 판매 수입만 3억 원을 넘어섰고, 자연생태공원의 입장료, 체험장 수입 등 직접수입이 5억 여 원을 넘는 성공을 거둔 것이다.


 


이 외에도 나비 브랜드 상품인 ‘나르다’ 8천 5백 여 만원, 농특산물만 해도 8천 3백 여 만원이 팔렸다. 물론 작년의 관광객이 171만 명인 것에 비하면 숫자가 줄었지만 기간이 4일이나 단축 되었으니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면 함평의 나비가 세계로 날 수 있게 된 동기는 무엇일까. 축제 인프라의 구축과 기획 및 총력의 문제가 선행되어야 함은 언급의 가치가 없는 것이고, 문제는 군 전체의 뜻으로 이루어진 일사불란한 총력이다. 전혀 경험과 노하우의 축적이 없는 민간단체에서 시작한 축제는 사실 성공이 어렵다. 그리고 시군 전체의 하나 된 행사와 읍면에서 실시하는 국지적인 행사의 성공률 또한 차이가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관官의 주도로 지역 전체 축제의 장으로 발전을 이룬 후에 경험과 방법의 기술 축적을 민간단체에 이양하는 것이 순서라고 본다. 함평은 이제 민간단체에서 이양 받아 축제를 계속 이어가도 무리가 없는 성공의 길로 들어섰다. 그만큼 엄격한 관의 계획과 관리


는 지역 축제를 성공의 길로 이끄느냐 실패의 길로 이끄느냐의 갈림길에 서게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축제의 경제적 파급효과이다. 표를 참고로 보면 함평의 나비 축제는(2006년을 기준) 10일간의 축제로 인한 경제 파급효과가, 외국인 7,500명을 포함해 171만 명이 다녀갔고 식당과 숙박업소를 통한 수입이 십일억 천만여원인데 비해 영광의 법성포 단오제는 38만 8천여 명이 다녀갔으며 식당과 숙박업소의 수입이 일백 십구억 팔천여 만원이다. 다녀간 관광객은 1/5인데 반해 수익은 거의 열배라는 말이다. 어떻게 만들어진 통계인지는 모르지만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다. 그리고 단오제에서의 수익 중 숙박비가 1인 방문객 당 8,900원이 잡혀 있다. 숙박료를 3만원으로 잡아도 3명중 1명은 하룻밤 정도는 자고 갔다는 통계가 나오는데 3박의 행사에 하루 4만 3천여 명이 관내에서 숙박을 했는지의 사실은 통계자의 양심에 맡긴다. 한 가지 부언 할 것은 숙박자의 40.9%가 친구 친지 집에서 잔 것으로 통계표에 나와 있으니 숙박업소에서 자고 간 방문객의 숫자는 훨씬 높아진다.


 


결국 지역축제는 통계로서의 의미를 찾을 수는 없는 것이고 실제로 당 시군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와 앞으로의 비젼을 따지고 모색함이 옳다고 본다. 함평나비축제 개막식에 주한 외교사절단과 중국 배우 천하오, 그 밖에 외신 기자들의 방문은 그것의 가능성을 충분히 시사했고 축제 마케팅을 우리도 자존심을 접고 이젠 배워야한다. 특성이 없는 축제나 행사는 식상한지 오래다. 법성포단오제도 전통은 살려야 하고 단오제로서의 특색을 결코 버려서는 안된다. 하지만 변화 없는 축제 일변도로 가서는 그나마 유지마저도 힘들어 진다. 현대 사회는 바탕이 패미니즘이다. 돈을 쓰고 경제적 주도권을 가진 세대가 동감하는 축제가 되어야 하고 이들이 아이들과 부모를 모시고 참가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축제의 내용이 들어 있어야 한다. 참고로 함평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한 흔적이 보인다. 예를 들면 전통 가축몰이, 미꾸라지 잡기, 보리와 완두 콩 구워 먹기, 보리피리 만들어 불기 등은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다. 작년 함평 나비축제기간에 서해안 고속국도 영광IC에 걸린 표지판의 내용은 ‘함평 나비축제로 인하여 고속도로가 번잡하니 영광으로 우회하여 오라’는 것이었다. 이렇게 전국적인 행사로 발 돋음 하고보니 40여개 이상의 자치단체와 의회에서 사람을 보내 노하우를 배우기에 바빴고 학생들의 단체 방문도 줄을 이었다. 축제는 주최자 중심이 되어서는 실패로 끝나거나 시나브로 없어지고 만다. 방문하는 관광객의 입장에서 축제는 열려야 하고, 그들의 시각으로 되돌아보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 평가는 주최자가 자기들의 입맛에 맞게 때려 맞춘 평가서로 되는 것이 아니고 다녀간 관광객의 입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에어컨과 비데까지 갖춘 화장실의 등장과 휠체어, 유모차 대여, 민간의 자발적인 행사 참가와 청소 및 자원봉사 등은 필수적인 성공의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영광법성포단오제는 우리에게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발전을 위해 군민이 한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길이 보존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원인 없는 발전은 없다. ‘작년에 했던 대로 실수 없이’의 답습은 위험한 생각이다. 톡톡 튀는 발상은 함평의 나비축제 보다도 수백 년의 토대가 닦인 영광법성포단오제를 전국 최고가는 축제로 만드는데 밑거름이 된다. 다시 말해 새로움을 추구하면서 옛것을 지켜야 하는 이중성으로 새로운 발상을 해내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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