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속음식전문점-옛터

  모처럼 갖는 귀한 손님과의 식사자리, 정겨운 사람들과의 만남, 기분 좋은 오후의 오붓한 차 한 잔. 이런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집처럼 편안하고 아늑한 곳으로 소문난 ‘옛터’다. 영광읍 사거리에서 군청방향 길을 따라 3분정도가면 우측 언덕배기 감나무 숲 사이로 ‘옛터’간판이 나타난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아담한 정원이 꾸며진 작은 건물, 건물이라기 보단 그냥 집이다. 마당엔 정겨운 맷돌 징검다리와 우측엔 큰 감나무를 비롯해 과실수가 조화를 이룬다.



 
  실내는 집을 개조해 만든 툭 터진 공간에 한지 도배로 멋을 내고 곳곳에는 옛터 분위기를 느낄 만한 아기자기한 다기들이 칸칸이 놓여있다. 차분하고 여유로운 이집은 원래 우리고장 유명시인의 집이었다고 한다.


  장종님(46)사장을 만나보자. 카메라 앞에서 손을 휘휘 저으며 사진만은 절대 NO를 외치는 장사장. 끝내 사진은 안 찍는 대신 그녀의 재미난 이야기 한 토막을 털어놓는다.


  장사장은 원래 전북 무장이 고향이다. 대마 출신인 남편 최을섭(50)씨를 만나 2남1녀의 자녀를 두었다. 재미난 것은 바로 이 대목. 무장과 대마가 어떻게 연결이 되었을까? 평소 술을 좋아하던 남편이 떨군 지갑을 찾아주며 맺게 된 두 사람의 인연은 결혼까지 골인하게 된 것이다. 정말 70년대 연속극 같은 스토리라며 웃음이다.




  애써 음식이야기로 화제를 돌리는 장사장은 본격적으로 옛터의 음식을 소개한다. 요즘처럼 날씨가 더운 날 인기인 비빔밥. 잘 익힌 소고기 다져넣고 일곱 가지 야채 등에 고추장 한술, 삭삭 비벼먹는 비빔밥 한 그릇에도 화학조미료 한 톨 안 들어가는 옛 어머니의 토속  방식이다. 여름철 보양식인 삼계탕은 황귀로 낸 육수에 인삼, 대추, 밤, 녹각, 은행 등 몸에 좋은 한약재를 넣고 푹푹 끊여내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수제비, 일명 녹차수제비는 기계로 딱딱 찍어 나오는 그런 제품이 아니다. 힘들지만 직접 반죽해 손으로 적당히 뜯어낸 말 그대로 수제비다. 담백한 맛에 여성 손님들에게 더욱 인기다.




  경치 좋고 분위기 좋은 곳에 술 한 잔이 빠질쏘냐? 조개, 오징어, 새우, 야채를 듬뿍 넣은 큰 피자보다 더 큰 파전에 직접 만들어 더욱 쫀득쫀득한 도토리묵무침 한 쟁반 그리고 맑게 거른 대마 동동주 한 사발이면 청산에 벽계수가 절로 나온다.


  마지막, 가벼운 차 한 잔을 위해 방문한 손님들에겐 안성맞춤인 차 메뉴가 있다. 솔잎향이 솔솔나는 직접담근 솔잎차, 건강에도 한 몫 하는 유자차, 찻잎이 통째로 든 녹차, 우리 전통 식혜, 그리고 커피까지 맛볼 수 있다. 물론 이집에는 이 외에도 다양한 음식메뉴와 차들이 단골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개업 8년이 되었지만 주방은 장사장이 직접, 홀은 그녀의 딸인 최선학(26)씨가 도맡고  있다. 방마다 손님들이 가득할 때면 수십 개의 무겁고 큰 토속 그릇을 나르고 씻어내야 한다. 그렇지만 장사장은 “음식에 제 마음을 담아서 드리고 깨끗하게 비운 빈 그릇을 직접 보는 행복이 힘들지만 최선을 다하게 하는 힘”이라며 옛터의 마음을 말한다. /채종진 기자


예약 061-352-1257


영업 오전11시~밤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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