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남/홍농읍 성산리
한 잎 두 잎 떨어진
낙엽을 모아 긁으며
조금은 어색하지만
그 나름대로의 생을 마감한
아쉬움이 남는
터울을 맛본다.
인생도
다 이처럼
아니 낙엽처럼
이 생을 다하면
쓸모없는 모양새로
치워질 것이 아닌가?
낙엽을 슬슬 긁느라니
문득 서글퍼지는
아픔이 있기에
낙엽을 긁는 갈퀴소리마저
아련이 싫어지는
이 마음을 누가 알리오?
사람들은 저마다
낙엽지는 가을에는
풍광을 구경하러
산모퉁이를 도는
즐거운 때들 만끽하나
난 왠지 서글퍼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