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대/ 영광읍 녹사리





녹사리 넓은 들녘


칼바람 서슬 시퍼런 논바닥엔


벼 밑동만 쓸쓸히 서 있구나


 


꽁꽁 언 논바닥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아! 그곳에 풀 한 포기


파랗게 자라고 있는데


 


함박눈 소복소복 산처럼 쌓여


혹여 풀잎이 숨막혀 죽지나 안을까


 


몇 날을 애태우며


걱정에 잠 못 이루면서


눈 녹기를 손곱아 기다렸다가


헐래 벌떡 가 보았더니


 


풀 한 포기 하얀 눈 속에서


파란 눈 반짝이며 활짝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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