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봉식/ 핵폐기장반대 영광범군민
비상대책위원회공동의장







핵폐기장 갔다고요? 아닙니다

핵폐기장이 영광을 벗어난 것 같아 환영한다. 하지만 아직은 안도할 때가 아닌 것을 주민들이 알아야 합니다.

정확히 어느 곳에 한다는 발표 자체도 없었을 뿐 아니라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핵폐기장은 영광이 아니고서도 어느 곳에서도 필요한 시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원자력발전소로 인해 영광! 영광!을 외쳐됐고 주민들의 반대의지와는 상관없이 1호기를 시작 현재 6호기까지 마치 자기들이 이땅의 주인인양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습니다.

하지만 실상 주인인 우리 주민들은 그 원자력 발전소 마저도 우리들 것처럼 가까이 할수 없는 상황이고 도리어 그것들 때문에 지역의 분열만 조장하고 잠시 반짝했던 경제의 번영으로 이제는 더욱 바로 설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아이의 심정이 이쯤일까요?

가슴 한켠을 베어낸 듯한 아픔과 슬픔이 분노가 되어 밀려오고 있습니다.

희망과 미래를 이야기 했던 새천년의 약속은 커녕 핵폭풍의 전야를 맞고 있는 영광의 들녘과 삼천은 비감하기만 하다. 봄부터 쟁기갈아 심어낸 모가 시퍼렇게 들녘을 물들이고, 겨우내 정성스레 키워 모종낸 고추에도 매운 약발이 차올라 가는 뜨거운 여름의 한가운데에 섰지만 결코 기뻐하거나 농토에서의 보람된 삶을 펼칠 수가 없습니다.

수만의 영광군민들이 원자력이 들어올 때 마다 펼쳤던 것처럼 우리땅을 지켜내기 위한 결의를 다지는 일들이 연일 계속되기 때문입니다.

2003년 7월, 때도 없이 내리는 굵디굵은 장마비가 농민들의 눈물이 됐고, 휘몰아치는 폭풍우는 어민들의 한숨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후덥지근한 무더위는 상인들의 답답한 타는 가슴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핵발전소의 공포로부터 가슴 졸이며 23년의 세월을 내어주던 영광군민들에게 정부와 한수원은 또다시 핵폐기장을 밀어 넣으려, 돌이키기 힘든 상처와 골을 남기고 있는 것입니다.





원자력에서 이제는 핵폐기장으로

2001년 5월 11일, 2002년 9월 11일, 12월 11일 , 2003년 2월 12일, 3월 27일, 그리고 7월 10일 영광군민 총력궐기대회까지 정부와 한수원을 향해 내질렀던 영광군민의 "핵폐기장반대"함성이 이제 끝났으면 합니다.

더 이상 이 땅위에서 핵폐기장을 짓겠다는 말이 없었으면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정부나 한수원은 그렇게 만들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영광군민들에게 계속적인 외침을 요구할 것입니다.

반대의 활동을 펼쳐온 지도 많은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래서 때론 지칩니다. 하지만 우리는 결코 멍추지 않을 것입니다. 원자력 발전소는 우리 땅에 건설했지만 핵폐기장은 우리 땅에 결코 건설하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우리는 정부를 대적할 만한 공권력도 돈도 없습니다. 하지만 국가권력보다도 강하고 소중한 영광군민들의 의지를 모아 대항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영광사람들을 살포시 안아주는 가슴 시리도록 아름다운 물무산과 불갑산, 구수산, 그리고 서해안의 낙조와 백제불교의 자랑 법성항, 또 불갑사. 그리고 원불교 제1대 성지를 벗삼아 군민들의 폐기장 반대의지를 모을 것입니다.

영광굴비, 태양고추, 간척지 쌀 이것은 어디에 내놓아도 최고로 쳐줄만 한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로 원자력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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