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영광교구 매미로 남긴 상처 치료
영광교구 봉공회가 주관하고 영광교구내 교역자와 교도들이 합력하여 하루동안 먼길도 마다 않고 자신의 몸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봉사를 다하고 온 것이다.
자원봉사 지역은 태풍 매미가 심하게 할퀴고 지나갔던 경남 창녕 지역이었다.
50명의 자원봉사대가 이른 아침 영광을 출발, 농심을 반영하는 듯한 심한 안개 속을 헤치고 당도한 곳은 경남 창녕군 대대리 우포늪 주변 마을이었다.
태풍으로 낙동강으로 흘러 들어갔어야 할 우포늪의 물이 불어나면서 제방을 넘치고 제방아래 드넓은 들녘이 모두 물과 흙에 잠겨버린 모습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도착하자마자 펼쳐진 그 광경은 "참담하다"하는 단 한마디의 말밖에 다른 단어가 생각나지 않게 했다.
이미 흙으로 얼룩진 농가들의 모습은 우리들의 자원봉사로 도움이나 해결될 수 있을까하는 안타까움에 수해를 당한 그들에게 어떤 말도 전달할 꺼리가 생각나지 않게 했다.
이날의 작업은 창녕교당과 창녕군의 소개로 물이 범람한 어느 농가의 대형 하우스 철거작업이었다. 하우스 두동이 모두 물에 잠겼는데 한동은 완전히 주저앉고 말았다.
주인의 말에 의하면 한달 반에 걸쳐 지은 것인데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주저앉았고 하우스 파이프는 휘어진 엿가락이 되어버렸다.
자연의 힘이 얼마나 큰 것이고 인간의 아무리 뛰어난 작업도 그 힘에 무릎을 꿇어야 하는지를 알게 했다.
철거작업은 하루 종일 이어졌지만 결국 다 하지 못하고 손을 털어야 했다.
그러나 농가 주인 부부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도 환해졌으리라 생각된다.
부부의 딸 민지의 해맑은 미소에서도 이제 얼마후면 원상복귀되리라는 희망이 엿보였다.
이날 작업현장에 경남교구 각 타원 장경진 교구장이 방문했으며 봉사의 손길과 함께 이 자리에서 영광교구에서 수해지역 돕기 기금으로 모은 2,520,000원을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비록 얼마 되지 않은 금액이지만 사랑과 정성으로 모은 금액이 그들에게 희망을 만드는 것이 되었으면 했다.
"단순히 쓰레기나 줍고 했다면 이렇게 멀리 와서 보람을 느끼지 못했을 거라며, 조금 힘들고 고된 일이었어도 훨씬 보람을 느낀다"는 감상을 피력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자원봉사에 참여한 이들의 한결같은 마음은 '어서 빨리 수해의 상처를 털고 일어나기를 바라는 것'뿐이었으리라.
수해를 당한 모든 이들이 하루빨리 우뚝 일어서기를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