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포토매니아

20여 년 전에 ‘영광사진동우회’란 이름으로 처음 태어난 것이 현재 포토매니아(회장:안상신)의 전신이다.


 


 당시 영광병원 이사장이었던 고 정서오, 해룡고등학교 교장 권재홍, 역시 이미 고인이 되신 현 입체사 사진관 창업주였던 김정길, 영광군청에서 사진을 담당했던 임방영 님 등이 주축이 되어 창립했는데 초대 회장은 권재홍 님 이었다.


 


 그 후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회의 이름도 몇 번에 걸쳐 바뀌고 회원들의 입 ․ 탈회만도 상당한 수를 기록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한 때, 전국에서 빠지지 않을 정도로 잘나가는 사진모임으로 자리 매김을 하고, 전국 사진공모전에서 전남에서 서너 명 들어가는 수상자 명단에 절반 정도는 항시 차지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회원들이 예전의 의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초창기에는 낭만이 있었다. 전시회를 할 장소가 없어서 다방에 조명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걸어 놓고도 마냥 좋아서 손님도 초대하고 사진을 이야기 했다.


 


 나중에는 지금은 군청에서 별관으로 접수해서 쓰고 있는, 당시의 문화관에 조그만 공간 한 개를 전시장으로 내주었다. 참 고마운 일이었지만 관계자의 눈총을 받아가며 몇 년을 쓰지도 못하고 다시 군청으로 접수되고 말았다.


 


 이렇게 사진전시는 다시 주민자치센터의 어두운 실내나 거리의 몽골 텐트로 내 몰리고 말았다. 하지만 전시는 빼먹지 않았고 최근 몇 년은 단오제와 군민의 날에 맞춰서 두 번의 전시회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백양사 휴게소에 15일 이상을 매년 전시했고, 영광병원의 로비에서도 무료 전시를 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상처뿐인 사진 액자였다.


 


 영광병원에서는 환자들이 함부로 다뤄 여러 개의 액자가 부셔졌지만 단 한 개도 고쳐 준적도, 값을 변상해 준적도 없었고, 장성 백양사의 휴게소 상하행선 전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영광군의 홍보를 위한 지역의 아름다운 풍경의 전시였지만 군에서는 단 한 번의 관심을 보였던 적도 없었다. 그러면서도 해마다 군민의 날이나 단오제 행사 때면 실비의 절반도 못되는 돈을 주면서 큰 선심이나 쓰는 것처럼 전시회를 요구한다. 그래서 포토매니아는 굳게 결심을 굳혔다.


 


 그냥 자신들의 전시회에나 충실하고, 전시 경비의 실비라도 주지 않으면 이제는 끼워 주기식의 전시회는 열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영광 포토매니아는 20년을 이어 왔다.


 


 어쩌면 우리 지역의 문화 단체의 산 증인이기도 하다. 영광에서 문화 활동을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렵고 자존심이 상하는지를 회원들은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좌절은 하지 않는다.


 


 열심히 하는 회원들이 있고 새로 입회한 신인들이 열심히 촬영 현장을 헤매고 있기 때문이다.


 


전시 ․ 공연문화의 개선


 이제 영광에도 문화예술회관이 지어진다고 한다.


 


 대외적으로 창피했고 그쪽 관련 이야기만 나오면 타 지역의 동료들과 대화를 회피하기도 했지만 이제라도 지어진다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른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우리 지역의 정치인들은 문화 공간의 전무함과 공연문화와  전시문화의 절대적인 저급함을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쩌면 중요성을 모르니 당연한 일이기는 하지만, 귀와 눈이 있는데 왜 이렇게까지 무시를 하는 것인지 참 아연하기만 하다. 하지만 포토매니아는 올해도 10월이면 회원전을 열고, 손님을 초대하여 영광의 야생화를 소개하기 위해 열심히 산과 들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비록 전시회를 열 공간은 없지만 우체국에서 마련해준 조그만 갤러리라도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우체국 관계자들이 영광의 문화인들에겐 천사요 구세주이다. 올 전시회는 영광 민미협과의 합동 전시를 제안하기로 했으며, 관광지 등에 공간만 확보 되면 장기간 상설 전시도 계획 중이다.


 


 물론 민미협이 아니고 다른 단체와의 합동전도 대 환영이다. 어려움 속에서 같이 가는 길은 그나마 즐거움이라도 같이 나눌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이제 영광 포토매니아의 계획은 간단하다. 열심히 회원을 확보하고 사진의 붐을 일으켜, 세상에서 가장 건전한 취미 생활로서의 사진 활동을 영광에 퍼뜨리는 것이다.


 


 포토매니아는 사진을 잘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모임이 아니고, 새로이 배울 사람에게 더욱 필요한 모임임을 알리고, 순수 사진의 묘미를 알게 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해내기 위해 더욱 노력을 해야 하는 사명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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