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창무극’을 재현한 공옥진 여사가 무형문화재 지정조차 받지 못한채 가난한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뇌졸증과 교통사고로 병든 몸은 더 이상 공옥진을 무대에서 만날 수 없게 됐음을 의미한다. 영광의 자랑일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예인이던 공옥진이 이처럼 고통스런 말년을 보내고 있다니 가슴 아프다. 뿐만 아니라 미안하고 죄송하다. 대한민국과 영광, 영광 사람들이 공옥진에게 죄를 지은 것 같은 마음이다.


 


 평범한 이웃이 고통을 받고 있다 해도 관심을 가져야 마땅하다. 하물며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의 명성을 얻은 공옥진이 영광 집에서 혼자 병과 외로움의 고통속에 살고 있다니 말이 되는가. 공옥진의 이웃인 우리는 무엇을 했으며 영광군과 대한민국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 모두 공옥진에게 사죄하고 그녀의 예술을 계승, 보존 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마땅하다.


 


 우리는 공옥진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응분의 ‘대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만 알았다. 하지만 공옥진을 무형문화재로 지정해달라는 영광군의 신청을 전남도 문화재 심의위원들은 전통성이 없다는 이유로 부결했다는 것이다. 당시 공옥진에 관해 조사 보고한 교수는 분명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보고했다고 하나 국악계에서 조차 ‘1인 창무극’은 공옥진이 창안한 것일 뿐 우리 고유의 전통 예술이 아니라며 지정에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대 무용과 교수였던 정병호 전 교수도 공옥진의 ‘1인 창무극’을 공옥진이 창안한 것이 아니라 옛부터 전해온 우리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옥진을 문화재적 가치가 없다고 결정한 것은 심의위원들의 ‘무지’ 때문이거나 공옥진에 대한 시기와 질투 때문이었을 것이다. 57가지의 병신춤과 어느명창 못지않은 판소리 창, 해학 넘치는 재담으로 관중들을 1시간 넘게 웃기고 울리는 공옥진의 예술은 어느 문화재보다 가치있는 민중예술이다. 설사 공옥진이 창안한 것이라 해도 우리 민중의 정서와 맞는 예술로서 그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무형문화재로 지정, 보존․ 발전시키는 것이 마땅하다.


 


 때마침 영광군이 다시 문화재 지정신청을 했다고 한다. 전남도 문화재심의위원들은 10년전과 같은 오판을 하지 말아주기 바란다. 공옥진은 다시 무대에 오를 수 없는 몸이다. 손도 떨리고 말도 잘하지 못하지만 아직 그의 예술혼은 살아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문화재로 지정, 그 맛갈나는 ‘민중예술’이 사장되는 것을 막아야 할 의무가 있음을 깨닫기 바란다. 전국적으로 공옥진의 문화재지정 서명운동과 모금운동이 번지고 있다. 영광신문이 그분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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