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프리랜서


“정부와 언론이 나섰으니 국민들도 나서야 한다. 내 고향 영광의 음식을 세계인들에게 먹이고 싶다”


 


 지난 2003년 방영된 드라마 ‘대장금’은 엄청난 시청률을 보이면서 ‘대장금 신드롬’을 일으켰다. 성별과 계층을 불문하고 대장금을 보지 않으면 축에 낄 수 없을 정도로 한국은 드라마 ‘대장금’에 정복당했다. 조선왕조실록에 중종의 어의녀로 짧게 기록된 것을 소재로 한 창작 드라마다. ‘대장금’은 세계 각국으로 수출 됐고 한류를 일으켰다. 국내에서는 궁중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대장금’에 나오는 궁중 음식들은 전문가들의 조언을 얻어 촬영한 ‘진짜’ 궁중 요리 였다. 궁중 음식은 1944년 숙명여전 황혜성 교수가 창덕궁 낙선재에 들어가 순종비 윤씨를 모시던 한희순 상궁으로부터 전수 받아 세상에 알려진 우리의 식문화 유산이다. 황혜성은 궁중음식 연구원을 설립해 조리비법을 복원하고 현대식으로 계량화 했다. 장녀 한복려가 대물림했다.


 


 한복려는 제자 정길녀에게 전통 병과연구원을 설립, 전통 병과에 대한 실기와 이론 지도에 주력토록 했다. ‘대장금’은 궁중음식의 홍보대사역을 했다. 궁중음식을 찾는 사람과 파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한복려· 정길자 원장은 국가지정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전통 궁중음식이 계승 발전할 수 있게된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한식의 세계화’가 요즘 화두다. 정부가 작년 농수산식품부에 한식 세계화 부서를 신설 하면서 2017년까지 세계 5대 음식 문화권에 올려놓겠다는 포부를 밝힌 뒤부터 ‘한식 세계화’가 신문과 방송의 조명을 받고 있다. 중앙일보와 아리랑 TV는 한식 세계화를 다룬 다큐멘터리 ‘천지인’을 공동 제작, 16일부터 3일간 한국을 비롯한 한식 세계화의 현장 188개국에 방영중이다. 한식 세계화의 영상적 접근을 위해 ‘천지인’의 해외 판로를 적극 개척할 것이라고 한다.


 


 세계인들에게 우리 음식을 맛보이고 좋아하게 만들자는 것이 ‘한식의 세계화’ 일 것이다. 음식이 가는 것은 문화가 가는 것이고 문화가 가는 것은 나라를 ‘브랜드’화 하여 판매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추진할 가치가 충분하다. 한식 세계화는 우리 음식을 세계인의 입맛에 맞게 발전시켜야 하는 어려운 작업이다. 아무리 건강에 좋은 ‘웰빙’ 식품이라고 떠들어 봐야 세계인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공염불’ 이다.


 


 한식 세계화에 정부가 나서고 언론이 앞장섰다. 이제 국민들이 나설 차례다. 주위에 있는 외국인들에게 우리 음식의 우수성을 알리고 그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개발해야 한다. 외국인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지고 사랑받는 대표적 한식인 김치· 비빔밥· 불고기의 요리에 더욱 신경을 써서 그들을 만족시켜야 한다. “역시 본토에서 먹으니 맛있다”는 평을 듣지 못하면 한식의 세계화는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다.


 


 세계인의 입맛을 맞추는 연구가 중요하지만 원형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식당에서 파는 5000원짜리 비빔밥 한그릇이 한식 세계화의 홍보대사가 될 수 있다는 의식을 갖자. 한식 세계화를 위해 뛰고 있는 한식 ‘셰프’ 들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은 우리 주부들의 몫이라는 의식도 필요하다. 이런 것들을 한데 묶어 정책화하는 것은 정부의 몫이다.


 


 고향이 영광인 나는 늘 “영광의 한식이 세계 최고”라고 주장한다. 영광읍의 신도식당이나 낙원식당, 법성의 일번지 식당등 오래된 식당은 물론 영광의 모든 식당에서 먹는 음식이 내 입맛에는 서울의 1인분에 10만원짜리 밥보다 맛있다. 영광의 요리 ‘명인’ 최윤자님이 차려 내는 전통 요리는 맛은 말할 것 없고 먹기가 아까울 정도로 아름답다. 최윤자님의 요리를 보면 세계 어느나라 사람도 감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영광의 음식을 세계인들에게 먹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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