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눈이 내리는 이변이 일어났다. 얼었던 땅이 풀리고 봄비가 촉촉이 대지를 적시면서 농사일을 시작할 절기에 눈이 내린 것은 틀림없는 이변이다. 대수롭게 넘길 일이 아닌 것이다. 풍년 농사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날씨다. 비바람이 순조롭지 못하면 농사도 순조롭지 못한 것이 자연의 이치다. 농사일을 시작하는 청명곡우에 눈이 내렸으니 올 농사의 시작은 순조로운 것이 아니다. 농사가 끝날 때까지 다가올 수 있는 모든 기상 이변에 대비하라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지구의 환경파괴로 인한 기상 이변은 이제 ‘이변’이 아니라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자연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어떤 기상 이변에도 대처해 이겨내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모든 기상 이변에도 풍작을 거둘 수 있는 대책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난해 모내기철에도 가뭄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가뭄이 조금만 더 지속 됐으면 논농사를 망칠 뻔한 위기였다.

 하늘만 바라보는 농업의 시대는 끝났다. 가뭄과 홍수․ 바람과 이상 기온 등이 언제 몰아쳐도 이겨낼 수 있는 대비를 하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정부는 물론이고 자치단체등 관련된 모든 기관과 단체들이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농업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며 국민은 식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 뻔하다. 그야말로 “식량안보‘ 차원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걱정되는 것은 정부의 농업에 대한 시각이다. 쌀 생산량이 많아 골치 아파하고 각국과의 FTA 협상에서 농업의 희생은 불가피하고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정책 기조가 심히 우려되는 것이다. 공산품의 수출과 벌어들이는 달러가 조금 줄어들더라도 농업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책을 우선 하지 않으면 자칫 식량안보 차원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정부의 시각이 교정되지 않는 한 기상이변에 대한 대책 마련도 형식적일 수 있다는 우려인 것이다.

 공산품의 수출로 대한민국이 먹고 살았으며 오늘날과 같은 경제 성장을 이룬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이제 세계 각국이 농산물도 중요한 자원 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더욱 잘사는 나라가 된 중국이 농산물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농산물 가격의 상승이 예상된다.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농업 정책에 더 많은 무게 중심을 두어야 할 이유다.

 낮은 농산물 가격을 기조로 한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재고를 촉구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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