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프리랜서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선거 바람이 불기 시작 했다. ‘잠룡’들과 총선 입지자들이 본격 행보에 나섰다. 독재를 털고 태어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성년을 맞았다. 지역 구도가 정치를 좌우 해서는 안된다. 상쾌한 선거 바람을 기대 한다”
바람이 분다.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따스한 봄바람이 아니다. 선거 바람이다. 지난 6월에 치러진 지방선거 열풍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다시 불기 시작하는 선거바람. 다음 선거는 2012년 4월에 치러질 총선이다. 그런데 선거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은 2012년말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 예비주자가 먼저 쏘아 올렸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대표다.
박 전대표는 지난 연말 자신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출범식을 가졌다. 사실상 본격적으로 대선 행보에 나섰다는 선포다. 그간 뜻은 있으나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준비를 하고 있는 예비주자들을 링 위로 부른 셈이다. 이제 물 아래서 숨 죽이고 있던 ‘잠룡’들도 박차고 올라올 수 밖에 없게 됐다. ‘준비되지 않은’ 이무기 취급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도 꾸물 댈 수가 없게 됐다.
박 전대표와 함께 당내 예선전 ‘링’위로 올라갈 잠룡은 정몽준· 오세훈· 김문수· 이재오․ 남경필· 정두언 등이다. 야권에서는 손학규· 정동영· 정세균· 한명숙과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사이인 유시민이 몸을 풀고 있다. 이회창도 이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이들 ‘잠룡’들은 모두 나름대로 준비를 해왔다.
여권의 정몽준 전대표는 그의 싱크탱크 격인 ‘아산정책연구원’을 가동중이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얼마전 그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을 재가동 시켰다. 정세균 전 최고위원은 그의 학계 모임인 ‘미래정치연구회’에 정·재계 인맥을 더한 싱크탱크를 1월중 발족시키기 위해 바쁘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KO당한뒤 당에서 까지 푸대접 받았으나 ‘와신상담’ 재기에 성공한 정동영은 지난 대선때의 조직을 꾸준히 ‘관리’ 해오고 있다.
남경필 의원은 ‘아시아디자인센터’의 지역 사무실 개설에 나서는 등 몸집을 불리며 만만찮은 상대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정두언 의원은 호남 출신이어서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다크호스’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날선 발언과 행보로 주목을 받고 있다.
박근혜 전대표의 신호탄에 따라 이들 여야의 ‘잠룡’들이 펼칠 한바탕 싸움으로 대한민국은 향후 2년간 요동칠 것이다. ‘잠룡’들이 일으키는 태풍이 부는 와중에 불어닥칠 총선 바람도 한바탕 회오리로 전국을 휩쓸 것이다. 이제 슬슬 총선 입지자들의 움직임이 느껴지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불고 있는 총선과 대선 바람이 대한민국과 국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불안과 기대가 교차한다.
많은 국민들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잦은 선거로 빚어지는 낭비와 갈등을 우려하고 있기도 하지만 선거는 민주주의의가 살아 있다는 상징이며 민주주의의 축제다. 하지만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에 의한, 그들의 입신양명 만을 위한, 정치권만의 축제여서는 안된다. 국민이 주체가 되는, 국민을 위한, 국민의 축제여야 한다.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을 대하는 자세는 후보나 국민 모두 달라져야 한다. 박근혜 전대표의 말이 아니라도 대한민국의 국격상승과 선진국 진입이라는 대업(大業)을 이루는 데 앞장서야 할 일꾼들을 잘못 뽑으면 그야말로 ‘큰일’이기 때문이다. 군사독재를 털고 태어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성년을 맞았다는 사실도 정치적 변화를 가져와야 할 이유다.
이제 ‘지역’에 기대는 정치인, 지역만 따지는 투표 행태가 더 이상 대한민국의 정치를 좌우 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경험에 의해 통섭과 소통이 정치인의 가장 중요한 덕목임을 깨달았다. 선거가 몰고 오는 바람이 대한민국을 상쾌하게 만드는 바람이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