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션’과 배우 정혜영 부부는 대한민국 기부천사의 ‘롤 모델’ 이다. 마치 기부를 하기 위해 연예인 활동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들 부부의 ‘시도 때도 없는’ 기부는 돈이 많아서 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이들의 소득은 일반인들의 그것에 비해 다소 많겠지만 기부하느라 ‘부자’가 될 겨를이 없었다. 현재 자기 집도 없이 전세를 살고 있는 형편이다. 그래도 이들은 부부싸움 한번 안하고 행복감에 젖어 살아간다.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만족하며 보람을 느끼기 때문이다.

  경제 발전과 더불어 우리 사회에도 기부 문화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특히 연말연시가 되면 따뜻한 사랑의 손길이 이어지는 아름다운 모습이 풍속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지난해 기부의 접수창구인 공동모금회 비리 사건이 터진 때문인지 전국적으로 기부의 손길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우리 지역도 마찬가지다. 유달리 추운 올 겨울 따뜻한 사랑의 손길마저 줄어 체감 온도가 더욱 내려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경제가 발전했다 해도 우리 주변에는 사랑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공동 모금회에 기부된 돈은 우리 사회 저변의 온도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한다. 모금회에 사랑의 손길이 뜸해지면 그만큼 우리 사회 사랑의 온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3년간 공동모금회를 통해 영광 지역에 17억5천여만원이 지원됐다. 같은 기간 영광에서 모금해 올려 보낸 것은 9억여원이다. 공동모금회 덕에 영광 지역 어려운 이웃들은 그만큼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

  문제는 올해 우리 지역민들의 기부가 현저히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진행중인 영광 지역 모금액이 1억3천여만원에 불과 하다. 목표의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전년도에는 목표액 1억8천만원을 훌쩍 넘긴 2억8천여만원이 모금된 것과 비교해 안타까운 실정이다. 목표 달성 비율의 다른 이름인 ‘사랑의 온도’가 차갑게 식어버린 것이다. 읍면별로 보면 영광읍· 법성읍· 홍농읍 등 3개 지역의 사랑의  온도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영광군의 중심인 영광읍이 54.7도, 원전 소재지로 다소 넉넉하다고 알려진 홍농읍이 17.6도, 굴비산업으로 연간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법성면이 32.7도다. 이들 3개 읍 지역민들이 이웃과 더불어 다함께 잘사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는 인식을 가져 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어려운 실정에서 남을 도울 수 있을 때 더욱 행복하다고 한다. 우리 영광 사람들이 어느 지역 사람들보다 이웃을 사랑하게 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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