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내지구 배수갑문 설치 신중하라

 지방 자치단체가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전시∙홍보용 사업은 언제나 여론의 도마에 올라 있다. 영광군에도 이 같은 성격의 사업이 없지 않다. 예산을 들인 사업이 두고두고 ‘돈 먹는 하마’가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앞으로 이 같은 ‘낭비성’ 사업에 군민들은 감시를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영광군도 다시는 효과 없는 사업에는 단 한 푼의 예산도 쓰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

 낭비성 예산 사용을 하지 않으려면 사업의 계획 단계부터 철저한 검증이 요구 된다. 그런데도 영광군은 ‘낭비’일 뿐 아니라 부작용으로 인한 폐해가 예상되는 사업을 시행하려 하고 있다. 법성 진내지구 매립지 개수로 양쪽에 배수갑문을 설치한다는 것이다. 예산 15억원도 재해예방 명목으로 이미 확보 하고 실시설계 용역까지 발주 했다. 사업의 시행을 사실상 확정한 것이다.

 이 사업의 목적은 해일 피해 대책과 개수로 내에 바닷물을 항상 채움으로써 관광 자원화 하겠다는 것이다. 개수로에 물을 채워 관광객들에게 보여 주겠다는 것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해일 피해 방지’라는 목적에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미 해일피해 방지를 위한 방파제와 도로 및 배수 시설을 정비하고 경보시스템까지 갖춰 놓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재해 예방’ 이란 명목으로 확보한 예산이 단순히 물을 보여주기 위한 예산으로 둔갑한 것이다.

 더구나 배수갑문은 퇴적된 갯벌로 인해 여닫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백수지역에서 실 사례도 있다. 이 경우 15억원을 들인 배수갑문은 그야말로 무용지물일 뿐 아니라 흉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갑문의 설치로 인해 갯벌 막힘은 심화되고 가둬둔 물이 썩는 등 환경 문제 발생도 우려된다. 전문적 지식이 없는 사람들의 눈에도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많을 성 싶은 사업에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영광군의 계획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진내지구에 절실히 요구되는 사업은 갯벌 퇴적으로 인한 항로 막힘과 물양장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또한 제방붕괴와 유실을 막기 위한 와탄천 수해예방 사업이다. 타당성 조사도 하지 않고 사업 신청부터 한 것부터가 문제다. 예산이 필요한 사업을 주먹구구식으로 계획하고 신청 하는 것은 예산을 낭비할 수밖에 없는 행정 행태다. 이 사업은 신중해야 한다. 국가 예산이라고 함부로 써서는 안 된다. 확보된 예산에 대해서는 와탄천 재해 예방 사업으로 전용할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영광군이 지역 발전과 군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 평가를 하지만 의욕만 앞세운 주먹구구식 사업 계획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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