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 언론인

“봄 놀이는 가족과 이웃이 소통하고 화해하는 마당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 권장할 만 하다. 물가고와 일본 방사능의 국내 유입, 남북관계와 정치 문제 까지 겹쳐 분위가 무겁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거쳐야 할 과정으로 생각하자. 대한민국과 자신의 건강을 위해 한바탕 봄놀이로 스트레스를 풀어보자”

매년 이때쯤이면 추운 겨울을 무사히 넘기고 활력을 찾은 사람들이 봄놀이를 즐긴다. 좁은 나라지만 안 가본 곳이 더 많은 사람들은 더 좋은 곳, 새로운 경치를 찾아 떠난다. 동네 사람들 끼리, 친구들 끼리, 가족간에 함께 떠나는 봄놀이는 집안과 동네. 나아가서는 온 나라의 분위기 까지 바꿔 놓는다. 사이가 좋아지고 스스로의 스트레스를 풀어 건강까지 챙기는 효과가 있다.

봄놀이 터로 각광을 받는 곳은 주로 벚꽃이 많은 지역이다. 화사한 벚꽃은 사람들의 기분을 약간 들뜨게 한다. 노래와 어깨춤이 절로 나고 술 맛도 난다. 봄놀이는 겨우내 움츠러든 몸과 마음을 활짝 펴주는 효과가 있다. 약간의 부정적 측면이 없지 않지만 우리네 풍습처럼 정착됐다. 가족과 이웃이 소통하고 화해하는 마당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적극 권장할만 하다.

특히 마을 사람들끼리 함께하는 봄놀이는 관습처럼 시행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요즘은 시골 마을도 옛 같지가 않다. 남의 집 살림살이 까지도 마치 자기 집처럼 훤히 꿰뚫고 있을 정도로 서로 다정하게 지내던 사람들 사이에 불화와 갈등이 많다. 마치 원수처럼 여기며 얼굴 조차 보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생겨 났다. 원인은 잦은 선거다. 특히 지방 선거에서 지지하는 후보가 다르다는 이유 때문에 사이가 벌어진 것이다.

남이 벼슬 하는데 이웃간에 등을 돌리고 살아가는 모습을보면 안타깝기 그지 없다. 선거 기간에는 서로 다른 후보를 지지하며 경쟁을 했을지라도 선거가 끝나면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는 정다운 이웃 사촌으로 돌아가야 한다. 풍광이 수려한 곳을 찾아 한바탕 흥겨운 시간을 보내며 갈등과 오해를 풀어내는 관습이 공동체 정신이 사라져가는 시골 마을을 건강하게 가꾸는 치료제 역할을 해주리라 믿는다.

올 봄 우리 사회의 분위기는 여간 딱딱한 것이 아니다.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엥겔 계수' 가 올라가고 있는 것이 움츠러든 어깨를 펴지 못하고 있는 첫 번째 이유이리라. 이에 못지 않게 우리 사회를 억누르고 있는 것은 일본의 대재앙 이다. 봄 소식과 함께 온 일본의 대재앙이 우리에게도 점차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부 첨단 제품의 수입에 차질이 생기면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다 큰 걱정은 방사능 물질이 국내의 대기와 바다를 오염 시킬 가능성도 있다는 사실이다. 기상청과 관련 학자들은 가능성이 지극히 적고 설사 영향을 미친다 해도 인체에 크게 해롭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아주 작은 가능성이긴 하지만 방사능 물질이 우리 하늘과 바다를 오염 시킬 수 있다는 사실은 생각만 해도 머리에 쥐가 날 정도다. 여기에 남북 관계도 좀체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정치권은 언제쯤에나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정치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우리 사회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걱정 거리다. 재앙으로 고통 받는 일본과 일본인들을 돕기 위해 성금을 모으고 있는 우리를 향해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는 터무니 없는 사실을 역사 교과서에 싣고 전쟁도 불사 하겠다고 나서는 모양을 보고 있기에도 국민들의 마음은 매우 무겁다.

여건이 아무리 좋지 않아도 우리는 의연하게 우리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물가고도, 남북 문제도, 일본에서 날아 오는 방사능에 대한 해법을 놓고 골머리를 썩이는 것도, 정치 문제도 더 낳은 내일을 위해 거쳐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면 의욕적으로 즐겁고 호기심 어린 시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예년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한바탕 봄놀이를 즐겨보자. 건강한 대한민국과 가족, 특히 자신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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