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프리랜서

“한나라당과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가 추락하고 있다. 사필귀정이다. 여론에 귀 막은 대통령이 소속 정당과의 동반 추락을 불렀다. 아직 1년6개월여가 남았다. 이제라도 다잡아야 한다. 국정 누수를 막기 위해 대통령부터 변해야 한다. 한나라당도 집권 여당으로서 의무를 다해야 한다.”
민주당 지지도가 한나라당을 앞질렀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손학규의 ‘분당 대첩’ 이후 한나라당의 추락은 예상됐다. ‘분당 사건’ 이후 한나라당 돌아가는 꼴이나 개각 등 청와대의 움직임이 국민들로서는 영 마땅치 않았다는 반증이다. 불이 난 것과 같은 위기의 한나라당은 불을 끌 생각은 않고 한줌도 안되는 권력을 탐하느라 4분5열돼 싸우는 모습이 가관이다.
청와대는 ‘개각’이란 카드로 국면 전환을 시도한 것 같은데 개각 자체가 국민들의 관심조차 끌지 못했다. ‘회전문 인사’ 일 것이고 ‘그 인맥’일 것이라는 인식이 국민들에게 각인돼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지지율 추락과 함께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도 20%대로 뚝 떨어졌다. 이는 국민들이 한나라당과 대통령에게 실망, 지지를 철회 하고 있다는 의미다. 역대 최대 표차로 당선된 정권이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한심하다.
여권의 침몰은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다. 대통령은 “최소한 경제는 살릴 것”이라는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경제 분야 만큼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뛰어날 것으로 기대한 국민들이 지지하는 정당을 떠나 투표한 덕분에 대권을 쥐었다. 하지만 대통령의 인사는 국민의 실망을 자아냈다. ‘강부자’와 ‘고소영’이라는 비난이 빗발 쳤다. 하지만 대통령의 인사는 여기에 ‘영포라인’까지 더해 고집스럽게 계속 됐다.
인사에서 드러난대로 대통령은 임기내내 국민의 소리를 듣지 않았다. 심지어 그를 권좌에 앉혀준 당의 소리에도 귀를 막았다. 취임하자마자 “여의도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정치인이 정치의 중심인 여의도를 외면하겠다고 할 때부터 뭔가 불안 했다. 명색 여당인 한나라당은 국정의 중심에서 밀려나 불만의 소리만 쏟아냈고 분열된 모습만 드러냈다. 대통령이 자신의 소속 정당을 지금처럼 ‘형편 없는 당’으로 전락시킨 ‘원동력’을 제공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통령의 공약중 기억 나는 것은 모두 뒤집어 던져졌다. 4대강 사업만 고집스럽게 추진 했다. 마치 4대강 사업을 하기 위해 대통령에 나선 것 같은 모습이다. 하지만 무리하게 추진하는 ‘4대강’은 서민의 복지를 삼켜버렸다. 역사가 그를 실패한 대통령으로 평가한다면 4대강은 그의 무덤이 될 것이다. ‘친기업’ ‘친서민’ ‘중도실용’ 등 대통령이 천명한 것들중 제대로 지켜지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친기업’은 특정 기업과는 친한지 모르겠으나 대한민국 대표기업인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과 몇차례 미묘한 갈등을 빚는 모습만 보았을 뿐 역대 정권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무엇이 이명박 대통령의 ‘친서민’이고 ‘중도실용’ 인지도 모호하다. 서민들이 고통 받는 물가를 잡는다고 시장에 개입했지만 물가는 날이 갈수록 뛰기만 한다. 차라리 시장에 맡겼어야 한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 경제 대통령으로 성공하는 길은 정치와 경제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기본’에 충실했어야 했다. 정치가 안정되지 않고 경제 성장을 이룬 나라는 없다. 여의도 정치의 지원 아래 ‘친기업’ 적 시장 경제의 발전을 추구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무엇보다 국민의 소리, 특히 이건희 회장의 “리더는 리더십과 창의력, 21세기 새 문화에 빨리 잘 적응 해야 한다”는 말에 귀 기울였어야 했다.
이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임기는 아직 1년6개월여가 남아 있다. 이제라도 다잡아야 한다. 먼저 대통령부터 변해야 한다. 한나라당도 내분을 추스르고 집권 여당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남은 기간이라도 국정의 누수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국정을 책임진 집권여당과 대통령의 의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