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박근혜 의원과 손학규 대표간 지지율이 4.1%로 좁혀지자 진보논객 진중권이 여권을 향해 독설을 쏟아 냈다. 여권으로서는 불쾌하기 짝이 없겠지만 이를 비판으로 받아들여 자신들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계기로 삼는다면 독이 아닌 약이 될 것이다. 독설의 이면에는 진보 진영이 차기 정권을 잡을 수 있다는 환호성이 있다. 박 의원이 많은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지 궁금 하다”

진보 논객 진중권은 독설로도 유명 하다. 일본의 대재진에 대해 “하나님의 심판…” 운운한 조용기 목사를 향해 “이런 정신 병자들이 목사질을 하고 자빠졌으니…” 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심형래가 만든 영화 ‘라스트 갓파더’에는 ‘불량품’ ‘허접한 음식’ 이라고 독설을 서슴지 않았다. 이정도면 이 시대 나라안 제일의 독설가라 할만 하다.

이런 진중권이 최근 한나라당의 반박(반 박근혜) 대선 예비주자들을 향해 특유의 독설을 휘둘렀다. “김문수는 MB의 돌쇠 버전 이고, 오세훈은 디자인 좋아하니 모피 패션쇼나 해야 겠고, 이재오는 4대강 완공 되면 거기서 자전거나 타고, 정운찬은 신정아와 쌓인 오해를 풀어야 하고…”.

내년 대선 지지율에서 박근혜 의원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차이가 4.1%로 좁혀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직후 “박근혜 외엔 대안이 없나?” 면서 쏟아낸 독설 이다. 그의 성향으로 미루어 한나라당에 ‘한방’ 먹인 것이다. 한나라당에는 대통령 ‘깜’이 없다는 것이니 한나라당, 특히 그가 거론한 ‘잠룡’들로서는 불쾌하기 짝이 없는 말이다. 하지만 그의 독설은 한나라당 측에 독이 되기 보다는 약이 될 것 같다.

독설을 독으로 받아들이면 독이 되겠지만 자신들의 취약점을 예리하게 지적한 비판으로 받아들인다면 그보다 더 좋은 약이 어디에 있겠는가. 남은 1년여 기간 동안 취약한 부분을 보완한다면 반대 진영에 있는 진중권 덕분에 자신들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로 “내가 잘낫다”며 상대를 향해 삿대질을 해대는 시간에 스스로의 함량을 보충, 전투력을 극대화 해 자웅을 겨룰 수 있을 것이다.

진중권이 폭포 처럼 쏟아낸 독설의 이면에는 여론조사에서 줄곳 압도적 1위를 차지해 온 박근혜의원이 차기 정권을 잡을 것이라는 소위 ‘박근혜 대세론’에 빨간불이 켜졌으며 진보 진영의 집권 가능성이 커졌다는 환호성이 숨겨져 있다. “현재의 4.1% 차이는 분당 선거 이후 치고 올라오는 손학규 대표의 상승세로 미루어 언제 뒤집힐지 모른다”는 진보 진영을 향한 ‘희망의 메시지’인 것이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주변 사람들은 깜짝 놀라면서도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 이다. 30% 안팎의 차이로 여유 있게 앞서 가던 박근혜 의원의 꽁무니에 불이 붙은 데다가 여·야가 1대1 대결을 할 경우25.7대 57.4로 야권의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아진데 대해 놀란다. 그러면서도 MB에 대한 심판론의 확산으로 인한 당연한 결과로 받아 들인다. 정치 전문가들의 해설이 아니라도 국민들은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의 의미를 충분히 알고 있는 것이다.

또한 ‘박근혜 대세론’을 별 저항 없이 받아 들이던 국민들이 박 전대표가 과연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을 갖고 있는지 야권 ‘잠룡’들과 구체적으로 비교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복지·경제·외교·남북 문제 등에 대한 능력을, 특히 손학규 대표와 비교해 점수를 매긴다. 이렇게 따지고 들면 박 의원은 손 대표에 뒤질 수 밖에 없다. 4선 국회의원과 박정희 전대통령의 딸로 요약되는 데 비해 손 대표는 4선 국회의원에 더해 장관과 경기 도지사, 인권운동가 라는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보수층의 결집으로 대접전이 예상되는 차기 대선에서 ‘선거의 여왕’이라는 박 의원이 현재의 우세를 끝까지 유지하며 집권에 성공하기 까지는 많은 난관이 있다. MB의 실정과 한나라당이 안고 있는 심각한 내부 분열 등의 문제점들, 서민 생활을 경험하지 못한데다 결혼을 하지 않아 교육· 육아 등 가정 문제를 모를 것이라는 국민적 우려, 다양하지 못한 이력, 거기에 ‘박정희의 딸’이라는 사실이 선거에 어떻게 작용할지 까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진중권의 독설이 과연 그의 진보 진영에 득이 될지, 보수 진영이 각성하고 결집토록 하는 ‘약’이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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