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환/ 세무사. 영광회계사무소장

사장과 직원의 관계에 대하여 사람들에게 묻는다면 어떤 대답들이 나올까? ‘회사를 같이 꾸려나가는 동반자’부터 시작해서 ‘서로에게 부담스러운 존재’까지 참으로 다양한 답이 나올 수 있다. 현실을 어느정도 반영하고 있는 TV드라마를 통하여 접하게 되는 사장과 직원의 모습을 보면 조금 과장은 되었더라도 참으로 공감이 가고 재미가 있다.
어떻게 보면 가족보다 더 오랜 시간을 같은 공간에서 보내는 사장과 직원. 그렇기 때문에 가족관계 이상의 끈끈함이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간혹 그 사이에는 불편한 그 무엇인가가 존재 한다.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좋고 신명나는 회사가 되기 위하여 사장과 직원, 구성원간의 바람직한 관계 형성에는 다음과 같은 요건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 한다.
첫째. 비젼의 공유. 어느 회사나 명시하지는 않더라도 가장 중요하게 가치를 부여하는 나름대로의 비젼이 있다. 그 비젼을 다 함께 공유하느냐, 그러지 못하느냐에 따라 회사의 흥망이 달라질 수 있다. 비젼을 설정하는데서부터 사장과 직원이 거리낌 없이 의견을 제시하고 다양한 의견을 통하여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서로 공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일단 비젼이 설정되면 그것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말은 하고나면 주워담을 수 없는 파급력을 지니지만, 글은 말 이상의 긴 생명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로 표현되어 회사의 사훈이 된 비젼이라 할지라도 공유되지 않은 경우에는 아무런 효과도 발휘할 수 없는 것이다. 회사의 제일 좋은 자리, 제일 좋은 액자 속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지만 구성원들의 눈에는 전혀 보이지 않는 비젼은 홍보용 문구에 불과한 것이다.
둘째, 구성원 상호간의 인센티브 부여. 회사는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본질적 목표로 하고 있으며 그 목표 달성 후 더 큰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구성원간의 인센티브 부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 총 회사의 수 중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숫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즉, 내가 운영하고 있는 사무실을 비롯하여 상당수의 사업장들은 사장과 소수의 직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중소규모 회사인 것이다. 시스템에 의하여 움직이는 대규모의 회사에서는 인센티브 관리 역시 시스템에 의할 수 있으나, 상당수의 회사에서는 그럴 수 있는 여건이 되질 않는다. 따라서 목표 달성 후 인센티브가 제대로 부여되지 않을 수도 있다. 결국 직원은 사기를 잃게 되고, 이 과정에서 회사를 옮기게 되기도 한다. 인센티브는 보통 돈이라는 물질로 대변되나, 꼭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정신적 인센티브 역시 그 이상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이러한 정신적 인센티브란 신뢰감과 존중, 자율성등 정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존중받기 원하기 때문에 물질적 인센티브만을 쏟아내는 회사보다는, 정신적 인센티브를 같이 부여할 때 회사는 더 멋지게 변화될 수 있다. 그렇다면 사장만이 직원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하는 것일까? 직원이 사장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해 주는 것은 어떤가? 직원들 역시 직원들이 제시한 다양하고 좋은 대안 중에서 최고의 대안을 선택하여 밀어붙인 사장의 능력에 대하여 인센티브를 부여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직원과 사장이 서로에게 부여하는 물질적, 정신적 인센티브는 회사에 좋은 윤활유가 되어 앞으로 더 전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셋째, 화합과 단결. 군인들이 자주 하는 말 ‘단결’. 이 단결이라는 말을 내뱉으며 군대는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구성원간 우리는 하나라는 단결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회사도 군대처럼 삐긋거리지 않고 일사불란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의미에서 딱딱한 조직이라고 조금 비난받으면서도 단시간에 많은 것을 해내는 군대라는 조직은 참 매력이 있는 것이다. 고대에서부터 통치자가 구성원을 단결, 화합시키는 방법은 외부에 적(?)을 만드는 것이었다. 물론 적이라는 개념보다는 경쟁자라는 개념이 더 현실에는 적합하다. 동종업계의 경쟁자가 이룩한 성과를 거울삼아 단결과 화합된 자세를 통하여 구성원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때 회사는 성큼성큼 앞으로 전진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급여를 주고 너는 당연히 그에 맞는 일을 하는 사람일 뿐이다’. 라고 생각한다면 그 회사는 정말로 가고 싶지 않은 정내미 없는 회사일 것이다. 반대로 ‘나는 일을 했으니, 너는 그에 딱 맞는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라고 생각한다면 회사는 그 사람을 원하지 않을 수 있다. 사장과 직원의 관계는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노동력과 돈을 주고 받는 대가관계에서 출발하지만, ‘그 관계 이외에 우리는 서로 아무런 관계도 아니다’라는 생각을 가진 구성원만으로 이루어진 회사는 성과를 떠나 위대해지지는 힘들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