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만여명이 다년간 것으로 집계된 ‘제11회 영광 불갑산 상사화축제’가 25일 막을 내렸다. 본지는 축제기간 노출된 문제 등을 통해 상사화 축제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발전방안을 게재한다. - 편집자 주
자연자원 활용한 가을축제 자리매김
방문객 42만명 차량 10만여대 통행
26일 영광군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3일간 열린 ‘제11회 영광 불갑산 상사화축제’에는 버스 2,580여대, 승용차 9만2,340여대 등이 진·출입했다. 축제를 일주일 앞뒀던 지난 17일에만 4만5천여명이 방문하더니 축제기간까지 집계된 방문객수는 무려 42만3천여명으로 파악됐다. 국내 최대 규모의 물레방아가 있는 생태공원 일대에 주차장을 조성하고 투자유치 기업의 전기버스를 동원해 셔틀을 운영했다. 여기에 메인 주차장, 가족호텔부지 주차장 등 진입로 및 주변 농로까지 주차장을 활용하며 차량소통에 총력을 기했다. 그런데도 밀려든 차량은 행사 마지막 날인 25일 밀재터널 인근까지 막혔을 정도로 방문객이 많았다.
방문객 수와 차량 수만을 놓고 본다면 성공축제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다. 자연이 조성해 놓은 꽃무릇 자생단지를 활성화해 관광자원화한 전략이 이제 빛을 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생태공원 조성이 완성되면 국내 최대 크기의 물레방아 프리미엄까지 더해져 방문객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준비한 프로그램도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했다. 인기연예인 공연부터 주민들이 참여해 만들어낸 공연, 청소년들이 참여한 공연 등이다. 투명성과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특산품 및 음식물 판매 부스도 공개 선정 방식을 동원했다. 영광의 모싯잎 송편부터 찰보리빵, 태양초 고추, 소금, 햅쌀, 잡곡, 식혜 등 다양하게 준비했다.
큰 행사를 치루면 항상 힘든 곳에서 고생한 이들이 표 나지 않지만 이번엔 가장 기본적인 주차관리도 단연 돋보였다.
수많은 차량들이 진출입하면서 차량들이 엉키는 것은 예삿일인데도 방문객들이 큰 불편 없이 원활하게 소통했다는 평가다.
한정된 예산으로 치른 축제지만 각종 기관 및 봉사단체들의 참여와 공무원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룬다.
돈 되는 축제는 아직도 요원한가
농·특산품 판매 2천여 만원에 그쳐
지역축제의 가장 큰 목적은 방문객을 끌어들여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축제 주변지역 주민들의 소득향상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이다. 방문객이 증가하면 지역을 홍보할 수 있다는 부수적 효과도 있다.
때문에 전국적으로 지역마다 각종 축제를 추진하고 있지만 원하는 목적에는 다소 미치질 못하는 수준이다. 예산만 투자하고 투자대비 효과가 적다는 지적 등이 많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무분별한 축제를 정리하고자 하는 상황이다.
이번 상사화축제에 투입된 예산은 1억원이다. 여기에 기업 등의 후원을 포함한다면 거의 1억2천만원 이상 규모다.
1억2천만을 투입해 방문객 42만명을 끌어들였다면 외형적으로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하지만, 방문객 수에 지역주민들이 다수 포함되고 반복 집계 수치를 제거하면 순수한 외지 방문객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그렇더라도 20만명의 방문은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문제는 축제의 당초 목적을 얼마나 달성했느냐다. 이번 상사화 축제에서 판매된 지역 농·특산품은 찰보리빵 270만원, 막걸리 등 술 80만원, 찰보리쌀 68만원, 고추 54만원, 식혜 45만원, 소금 20만원, 된장 15만원 등 700여만원 수준이다. 제일 좋은 위치에 자리 잡은 부스에서 판매된 금액이다. 그 외 각자 임대된 부스나 주변 떡집이 900여만원의 모싯잎송편을 판매했다. 그나마 일주문 옆에서 한 단체가 사회복시설 기부를 위해 운영한 음식코너에 1,500여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축제장 곳곳에서는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하기는 했지만 역시 큰 기대에 미치진 못했다는 분위기다.
이 같은 상황은 상사화 축제 특성상 자연 경관을 구경하는데 그치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대형 관광차등을 타고 온 등산객들 역시 중앙 주차장까지 진입할 수 있는 혜택을 주고 있지만 대부분 음식을 마련해오기 때문에 식사나 특산품 판매에 큰 도움이 되질 못한다는 의견이다. 매년 예산을 투자해 축제를 벌이며 각종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지만 늘어난 방문객 대비 수익은 제자리를 면치 못하는 셈이다. 외지에서 들어온 야시장 업주들만 이익을 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상사화 산업화 연구·개발 전략 시급
농·특산품 판매 활성화 및 주차비 징수 과제
이번 상사화 축제에서 주목할 점은 23일 오후 2시 불갑사 설선당에서 열린 자생식물 소득화를 위한 ‘상사화류 산업화방안 학술대회’다. 태극제약이 주관한 이날 학술대회에는 지역내 기관 사회단체 대표 등 50여명이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상사화 뿌리 등에 포함된 헬리코박터 파이로균에 대한 항균성분을 추출해 천연물 신약을 개발해 향후 약용 작물로 재배하는 등 농가 소득증대 및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이용가치를 높이자는 안이다. 긍정적인 반응이지만 아직 초기단계로 실제 산업화까지는 가야할 길이 멀다.
상사화 뿌리에 포함된 항균 성분을 이용해 옷장 등에 넣어 놓으면 좀이나 벌레등을 물리치는 단순 제품을 만들어 보자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영광군이 고양시에 의뢰해 만들어 낸 상사화 압화 그림도 행사장 내 부스에 전시됐지만 홍보 부족으로 찾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때문에 산업화와 함께 우선은 농·특산품 판매 활성화 전략이 먼저라는 의견이다. 축제장 바로 인접 산에서 재배중인 밤을 축제장에서 판매하거나, 홍미(붉은쌀)를 1모작으로 조기 재배해 축제기간 ‘상사화쌀’을 만들어 팔자는 안도 제시되고 있다. 상사화 뿌리를 활용한 화분 판매 사업부터 크고 작은 지역농산물 판매장을 축제기간 재래시장 형태로 열자는 방안도 있다. 인근 장성군 백양사 단풍 축제기간이면 입구에서 단감이나 지역 농산물 등을 판매하는 사례와 같다.
특히, 일부 타지역의 경우 축제장 입장료와 주차비를 받는 점을 감안해 주차장을 유료화하자는 안도 있다. 일주문 바로 옆 중앙 주차장과 가족호텔부지 주차장만이라도 유료화해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찾자는 것.
축제기간 생태공원 주차장이나 농로, 도로에 차를 세우고 걸어 올라오는 방문객들과는 달리 일주문 인근 주차장까지 진입할 수 있는 차량은 그만큼 특혜를 받는 만큼 대형차와 소형차를 구분해 일정 금액의 주차료를 부과해야한다는 의견이다. 해당지역 사회단체 등에 이를 위탁할 경우 지역 수익사업도 되고 행사장 인근으로 차량이 몰리는 것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으며 공무원들의 동원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는 장점 등이 제시되고 있다.

지난 추석 전부터 불갑산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이번 주말까지 5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축제기간 3일 동안에는 23만여명의 인파가 몰려 축제장과 불갑산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어 이제 불갑산 상사화 축제는 지역축제를 벗어나 전국 축제로 기반을 구축했다고 본다.
이번 불갑산 상사화 축제가 갖는 의의는 첫째, 상사화 축제를 통하여 영광군민의 화합과 정체성을 제고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둘째, 상사화 축제가 군민들만의 잔치가 아닌 외지인의 축제 참여를 유도함은 물론 마케팅 전략을 축제에 도입함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 셋째, 상사화 축제는 영광군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영광군의 브랜드 가치와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했다는 점이다.
이 모든 것은 불갑산 상사화축제 추진위원회를 비롯한 유관기관 단체 및 봉사단체와 5만7천여명의 영광군민 그리고 공직자들이 이루어 낸 민관협력의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
이제 불갑산 상사화축제는 머지않아 다가올 관광객 100만명 시대를 대비해야 할 시점에서 상사화 축제의 발전 방안을 생각해 본다.
첫째, 군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축제 추진위원회 구성인원을 확대하고 다양한 주민 동호회와 전문가를 포함한 축제 자문단을 구성하여 축제 프로그램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야간 공연 프로그램의 경우 많은 관광객과 군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시간대로 편성해야 한다.
둘째, 상사화의 체계적인 보존 및 관리대책이 필요하다. 상사화 군락지의 훼손방지를 위한 안내판 설치 등 근본적인 보존 및 확대관리 대책과 군락지 주변의 포토존 확대, 상사화의 스토리텔링 및 관람코스 안내판 등을 설치해야 한다.
셋째, 공공시설물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많은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 확보, 공중화장실, 상수도 등을 확대하여 관광객의 불편을 최소화해야 하며, 필요시 주차장의 유료화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넷째,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해야 한다. 진정한 축제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외지인이 참여하는 상품이나 음식 판매점 위주의 난장에서 벗어나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지역특산품 판매장과 다양한 체험행사 및 전시행사 위주의 축제로 운영되어야 한다.
앞으로 축제의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축제와 지역산업의 연계는 물론 많은 군민이 참여하여 지역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축제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