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동안 지켜온 도깨비와 당산제 약속

대한민국 전통축제로 400여 년 동안 지켜 온 우평마을굿 축제가 이틀간의 신명난 막을 내렸다. 우평 마을 굿은 풍년농사에 대한 감사와 마을 수호신인 당산 할아버지에게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전통축제다.

4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한 행사는 5일 주민들과 정기호 군수, 이종윤 의장 등 지역 단체장 및 방문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문굿, 당산굿, 서낭굿, 샘굿 등 마을 굿 전 과정을 시연하며 건강과 평온을 기원하는 자리가 됐다.

우평 당산제는 1627년경 해주 오 씨가 도깨비가 살던 곳에 마을 터를 잡으며 5당산을 세우고 도깨비에게 제사를 지내주기로 약속했던 것이 유래가 됐다.

때문에 당산제의 첫 시작은 인(寅)이 든 날에 동네 앞 물아래 내려가 마을 터주신인 김 서방(도깨비)을 불러 대접한다. 하늘을 열고 신령과 조상을 모시어 땅과 사람이 만나는 문굿으로 이어지고 하늘의 소리를 들어 삶을 재창조한다는 당산굿, 서낭굿, 물과 생명의 소중함을 풀어내 영생과 불노를 찬양하는 샘굿으로 진행된다. 이후 마당밟이, 판놀음, 신을 떠나보내고 잘 먹고 잘 놀게 해준 마을 사람들에게 감사드리는 판 씻음 날당산굿으로 끝난다.

특히, 둘째 날 마을주민 수십 명이 풍물패와 함께 지푸라기를 꼬아 만든 두께 30여센치, 길이 80여 미터의 용줄을 매고 마을내 5곳에 심어진 당산나무를 찾아 돌며 굿을 하는 오방돌기(줄굿)는 재미를 더했다. 마을 한 바퀴를 다 돌고 남자와 여자가 편을 가른 줄다리는 굵은 줄이 2번이나 끊어져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줄이 끊어지면 다음해에 풍년이 든다.

행사 분위기는 활쏘기, 격검, 검술 등 우리민족 고유의 전통무예인 24반 무예 시연으로 더욱 열기를 더했다. 오후 2시를 넘겨서 시작된 중요무형문화재 제6호 통영오광대 초청공연으로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오광대란 오방신장을 달랜다는 뜻의 구나의 춤에서 딴 것으로 오과장으로 구성되어 있어 오광대라 한다.

이날 행사장에는 대마막걸리, 모싯잎송편, 법성토종술, 메밀묵, 수수떡을 비롯해 집집마다 장만해온 음식들을 나눠먹는 우평마을 고유문화인 ‘행복 나눔 공동체밥상(헌식굿)’이 펼쳐졌다.

한편, 지난 4일부터 양일간 우평마을에서 벌어진 이번 굿 축제는 복권기금 문화 나눔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사업으로 문화체육관광부·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 우도농악보존회(회장 최용)·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고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전라남도·영광군·영광원자력본부가 후원했다. /최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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