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프리랜서

“4반세기의 내전을 끝낸 스리랑카가 경제개발에 나섰다. 한·스리랑카 교류협력재단 손충국 총재가 공사로 돈 벌고 물건 팔아 돈 벌수 있을 정도로 스리랑카 정부요인들과 친분을 쌓았다. 이제 정부와 기업이 적극 나서야할 때다”

 

스리랑카. 옛 이름은 실론. 인도 아래에 마치 눈물방울처럼 붙어 있어 ‘인도의 눈물’로 불린다. 오랜 세월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고 독립 했으나 지난 4반세기 동안 내전을 치렀다. 국가 경제는 물론 국민 생활도 어려울 수밖에 없었던 나라. 우리나라에도 상당히 많은 근로자들이 나와 있다. 사실 이 나라에 관심을 갖고 있는 국민은 많지 않다. 몇 년 전 ‘블랑카’라는 이름의 스리랑카 근로자 연기를 하는 개그맨이 국내 기업들의 노동 착취를 풍자한 TV 코미디 프로그램을 기억할 정도다.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싱할라족과 소수민족인 타밀족 사이에 벌어진 내전은 2년 전 끝나고 이제 경제 개발을 위해 치열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공항과 항만·도로·상하수도 등 전국토를 정비하고 산업을 일으키느라 바빠졌다. 공사도 많고 투자 가치도 높아졌지만 한국은 여전히 관심을 갖지 않았다. 모두들 ‘별 볼일 없는’나라라고 관심을 갖지 않는 스리랑카에 ‘필’이 꽂혀 3년째 예쁜 마누라 처갓집 드나들듯 하는 사나이가 있다.

처음엔 다문화 운동 차원에서 국내 스리랑카 근로자들의 복지를 위해 뛰어 다녔단다. 차츰 이 나라에 관심과 애정이 깊어지고 스리랑카 정부 요인들에게 까지 이 사나이의 존재가 알려지고 초청 방문이 이뤄졌다. 자연스럽게 권력 핵심 인사들과 신뢰와 친분이 쌓였다. 한국 기업이 진출하면 좋겠다는 애국심 차원의 발상에서 국내 기업의 스리랑카 진출을 타진,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 받아 적극적으로 나서 결실을 거두기 시작 했다.

김제 출신인 이 사나이의 명함은 한국·스리랑카 교류협력재단 총재 손충국이다. 당초 스리랑카 사람들을 돕기 위해 설립한 이 재단이 스리랑카는 경제개발에 도움이 되고 한국은 돈을 벌 수 있는 윈윈(win win)의 기회를 만들었다. 손 총재로부터 이 나라가 얼마나 개발과 발전의 가능성이 크고 개발 자금의 확보에도 큰 어려움이 없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다. 그가 안타까워하는 것은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스리랑카를 ‘별 볼일 없는 나라’로 보는 눈이다.

“중국은 이미 스리랑카에 해군 기지를 확보 하고 자원 확보와 개발 프로젝트 참여에 적극적으로 나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 황금어장이나 다름없는 스리랑카에 적극적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열변을 토하는 손 총재를 따라 스리랑카에 다녀왔다. 도대체 어떤 나라인데 이 친구가 이렇게 ‘미쳐있나’ 싶어 서다.

행정 수도인 콜롬보는 45층 쌍둥이 빌딩, 세계적 체인의 힐튼 호텔 등 제법 많은 빌딩들이 들어서 있어 내전을 계속해온 나라라고 믿어지지 않았다. 차와 사람들의 분주한 왕래에서 4반세기 전 중국의 도시들보다 역동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니 이 나라가 안아왔던 비극의 역사가 보였다. 거의 모든 버스들은 60년 전 영국 지배 하에서 쓰던 것들이고 말짱한 자동차는 일본 제품이 많다. 행인들의 옷과 신발은 멋과는 거리가 멀다. 국민소득이 겨우 2천 달러를 넘는 가난이 배어 있었다.

콜롬보의 제법 화려한 모습은 겉모습일 뿐이고 스리랑카의 속살은 도시 외곽으로 나갈수록 영국의 지배하에 있던 세월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한 모습이다. 상가건 주택이건 막말로 돈만 있으면 몽땅 헐어버리고 다시 지어야 할 정도다. 순박한 아버지가 아들의 손님들이 왔다고 아껴둔 코카콜라를 한 컵씩 권하고 사원에 들어갈 때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것이 스리랑카 사람들이다.

착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의 나라, 개발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나라-스리랑카에 정부와 기업들이 좀 더 많은 관심을 갖길 바란다. 손충국씨 당신은 애국자요. 언젠가 보상을 받을 것이요. 손충국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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