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원/ 전 영광군한우협회장, 영광군유통 주식회사 이사

기습상정 4분만에 표결처리된 법안

드디어 올것이오고 말았다. 2007년 4월2일 노무현대통령의 참여정부에서 매국노란 여론과 많은 국민들의 저항을 받으며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추가협상, 재협상을 거치며 우여곡절 끝에 가뜩이나 어려운 농민들의 바램을 뒤로한채 4년 7개월만인 지난 22일 목적의 정당성, 절차와 과정을 무시한 집권여당의 단독기습상정 4분만에 표결처리된 법안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한다. 유구무언(有口無言)이라했던가. 할말이 없다.

정부는 10월 13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FTA비준안을 국회를 통과시켜 미국대통령 오바마에게 줄 선물보따리로 가지고 갈 계획이었는데 야당의 반대와 10.26재보선을 앞두고 집권여당이 국민여론을 의식하여 단독상정포기로 빈손으로 가는 무례를 범하였다.

오바마의 환대에 놀아난 대통령(MB)

이러한 국내사정을 손바닥보듯 뻔히 아는 오바마는 국빈대접이라는 파격적인 예우로 MB를 환대했다. 언론에 의하면 외국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전시 상황실 펜타콘 탱크룸을 방문, 미합참의장으로부터 세계의 주요전장을 스크린으로 보면서 국제안보정세에 대한 브리핑을 받는가하면 정상회담 저녁식사는 격의없이 얘기하기 위해 외부에서 만났으면 좋겠다는 오바마의 제의로 당초일정에 없던 워싱턴 외곽의 한국식당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졌다한다. 오바마의 환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만찬이 끝난뒤에도 자신의 전용차량에 MB와 동승 숙소까지 들렸다한다. 미의회 또한 한, 미 정상의 식사도중에 한,미 FTA 이행법안을 통과시켜 만찬장은 박수폭탄이 이어졌고 이튼날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는 1998년 김대중 대통령에 이어 13년만에 한 미국 양원(상,하의원)연설이였다.

당초 30분으로 예정되었던 것이 기립박수 16차례를 포함하여 45차례의 박수가 터지면서 45분으로 늘어났고 상,하의원 박수세례 이전기록은 베난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26차례를 갱신하였다고 한다. 세계 최고, 최강의 나라 미국에서 이러한 환대를 받고 귀국길에 오른 MB는 어떠한 일이 있드래도 10.26재 보선이 끝나는 10월 이전에는 우리나라도 한,미FTA 비준안을 처리하려고 임기중에 없던 국정 연설을 할 계획이었으나, 야당의 반대로 무산되자, 전 국회의원에게 협조서한을 보내고 지난 15일에는 국회의장실을 방문 여야지도부와 한,미 FTA의 최대걸림돌이었던 투자자 국가 소송제도(ISD)와 관련해 “비준동의안을 처리하면서 여야가 재협상을 요구하면 내가 3개월안에 미국에 재협상을 요구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야당측에서는 한, 미 양국의 장관급 서면합의서를 가져오면 재고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수용할 가능성이 없어보여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24일을 기점으로 여당의 직권상정, 표결처리와 야당의 물리력 저지가 예상되어 있었으나 야당이 시간적으로 방심한 틈을 이용 여당의 단독기습상정, 표결처리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쑥대밭되는 축산업, 대책이 시급하다.

절차상의 문제도 있다. 불가피한 선택이였다는 집권여당의 행태는 접어두더라도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고 국익을 위한 한, 미FTA라면 청와대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을 말하지만 미정부와 의회에 들인 시간과 노력을 반만이라도 들여 국민과 정치권,이해단체를 설득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것이다. 소통과 화합을 국정철학으로 신주모시듯하던 이정부의 모든정책들이 이해 당사자들과의 불통과 갈등으로 추진되고 있으니말이다.

MB 정부는 한,미 FTA가 누이좋고 매부좋은 협정이라지만 협정이 발효되면, 우리나라의 농축산업의 황폐화는 시간문제다.

발효 첫년도에 농축산물의 36%가 관세한푼 물지않고 개방되는것을 시작으로 전 품목이 15년내에 순차적으로 모두 무관세로 개방된다. 쌀과 30개월령 이상의 광우병 의심소고기도 같은 운명에 처할 것이다. 오바마대통령은 10월13일 이명박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후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미 FTA는 미국의 승리라고“ 선언하였다. 미국의 수출이 한해 110억달러(13조원)늘어나고 7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난다며,구체적으로 농업,항공기, 서비스산업에서 큰 이득을 볼 것이라고, 그에 반하여 이명박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경제영토가 미국보다 더 넓어지고 한, 미 동맹관계는 더욱 공고해질것이라 했지만“ 경제소국인 우리나라는 영토 확장은 커녕 식량주권이 흔들리고 식민영토로 바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자화자찬하는 그 모습이 지나가던 소도 웃을일 아닌가.

당국은 진정으로 국민과 국익을 위한 선택이였다면 충분한 한,미 FTA보완 대책을 마련한 후 시행 하여야한다. 우선 작목별 농업생산위축, 농가소득 감소등 한,미 FTA에 따른 피해규모를 정확히 파악해야한다. 비농업 부문을 대상으로 재정확보에 필요한 부담(수익자부담원칙)을 요구할 근거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무엇보다도 식량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기본조건으로서 다양한 직불제확충과 피해 보전대책,폐업보상등을 통한 농가 소득보장이 전제될때만이 우리농민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수긍하고 인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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