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지표로 삼고자 지난 한 해를 되돌아 보면서-

고봉주/ 영광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영광신문 편집위원

임진년(壬辰年) 새해가 밝았다.

새해 아침, 매년 그렇듯 욱일승천하는 여명을 바라보며 새해 소망을 빌어보지만 올 해도 어김없이 지나간 한 해에 대한 회한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으면서 지난해를 되돌아보게 되는 우리는 흔히 지나간 해를 들어 ‘다사다난했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한다.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지난해에도 비켜가지 못했던 것일까?

지난 2011년은 유달리 사건사고가 많은 해였다.

어느 해라고 사건사고가 없는 해가 있을까만 지난 신묘년은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국내는 물론 전 지구적으로도 많은 재앙이 난재(亂在)했던 해이기도 했다.

국제적 다사다난(多事多難)

무분별한 난 개발과 화석연료의 과다 사용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가 기상이변을 일으키면서 환경 재앙을 불러왔다.

해수면 상승으로 남태평양의 섬나라 투발루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으며 태국은 50년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국토의 절반이 물에 잠기는 대참사를 빚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대지진에 이어 쓰나미가 열도를 덮치면서 수많은 인명피해와 함께 원자력 발전소가 큰 피해를 보았다.

엄청난 재정 손실은 물론 방사능 유출에 따른 피해 규모가 너무 커서 복구까지는 요원하기만 한 형편이다.

인류의 이기심으로 인해 지구 멸망이라는 대재앙을 불러들이는 참담한 모습의 영화장면들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불안감을 결코 떨쳐 버릴 수가 없었던 해였다.

뿐만 아니었다.

미국의 신용강등과 유럽발 금융위기로 인한 세계적인 경제불황은 서민들의 가계를 더욱 힘들게 했으며 미국의 월가에서는 1%의 탐욕에 반대하는 99%의 시위라는 사상 초유의 데모가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자스민 혁명으로 불리는 민주화 바람이 아프리카 북부와 중동을 휩쓸기도 했다

튀니지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한 민주혁명은 이집트의 무바라크 정권 퇴진에 이어 리비아의 독재자 가다피를 무너뜨렸고 이어 예멘과 시리아에 까지 번져가고 있지만 아직 중동에서의 민주화의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이 외에도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과 함께 위크리크스의 극비문서 폭로 파문이 지구촌 사람들의 관심사를 뜨겁게 달군 격랑의 한 해였다.

국내적 다사다난(多事多難)

국제적인 대형 사건들이 속출하면서 국내에도 많은 사건사고들이 줄을 이었다.

올 한해 가장 큰 이슈는 김정일의 사망과 북한정권의 3대 세습이었다.

지난 12월 17일, 북한 김정일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은 한반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조문사절문제로 인한 남남갈등과 함께 새로 들어선 북한의 세습정권이 남한과의 화해 무드조성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향후 6자회담 등 앞으로의 남북관계는 험난한 여정일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 비준이 날치기로 국회를 통과하였다.

이 후 민심이반이 가속화 되고 안철수 교수가 부각되면서 한나라당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를 하였으며 결국 디도스 파문으로 당의 존립마저 위태로울 만큼 치명상을 입고 말았다.

아덴만 여명작전의 성공은 그동안 해적 출몰에 고심하던 국민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쓸어내려 주었으며 일본 대지진, 중동의 정정불안, 유럽발 금융위기 속에서도 우리나라는 무역 규모 1조달러시대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룩하였다.

이는 세계 9번째로 개발도상국이엇던 작은 나라 코리아의 위상을 세계 만방에 드높인 쾌거라 아니 할 수 없지만 빈부의 격차와 고착화에 따른 사회적인 불안은 여전히 해결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3번째 도전 만에 유치에 성공했고, 중국과 일본에 이어 유럽 등 전 세계를 강타한 K-pop 열풍은 한국문화의 지평을 전 세계로 확대하는데 크게 기여 하였다.

하지만 어려움도 많았다.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 우면산 일대에 최악의 산사태가 일어나고 사상 초유의 전국 겨울 정전사태가 발생하면서 전력수급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은 기존의 안이한 비상 대처 관행을 다시한번 가다듬고 되짚어 보라는 자연의 준엄한 교훈이었다.

모든 가정에 행운이 충만하시기를

올해는 60년만에 돌아온다는 흑룡의 해라고 한다.

욱일승천하는 새해 아침의 여명을 시작으로 올해는 다사다난이라는 관행적 표현보다는 좋은 사건들로만 채워진 희소식이 인구에 희자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매년 이맘 때 쯤이면 어김없이 되뇌이는 기원문이지만 올 한 해에도 춥고 어두운 그늘에서 고통 받는 고단한 이웃이 없는 세상, 작은 행복이지만 모두가 함께 누리는 아름다운 사회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임진년 새해를 맞아 영광신문 애독자 가정에도 평안과 행복이 항상 가득하시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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