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원/ 전 영광군한우협회장, 영광유통주식회사 이사

100만원대 무너진 반토막 난 송아지 시세

“또 한해가 온다. 구부려졌다가는 펴지고 낡음이 다하면 새로워지는 자연의 이치를 알면서도, 숫자놀음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우리 인간사를 새로운 해에는 어찌할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국회비준이후 날로 폭락하는 한우가격에 망연자실해 있는 한우사육 농민들의 마음이 아닐까해서 기억하고 있는 문구를 인용해봤다.

돌이켜보면 지난 한해 한우농가들에게는 소,대한(小大寒)이 겹친 요즘 날씨만큼이나 연중 한겨울 칼바람이 잘날없는 아리고 시린 한해였다. 연초 전국을 강타한 구제역발생과 10월 한,미 FTA비준으로 폭락하기 시작한 한우가격이 연말을 맞으면서 송아지는 연초가격의 반토막이 난 100만원 미만대에 거래되고 있는 현실이다. 정부에서는 4년전 송아지 생산원가 165만원이하로 떨어질 경우 차액의 최대30만원까지를 지원한다는 송아지가격안정제 지급이 작년연말 일부 지급되었으나 두당 9만 7천원으로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진 금액이라 한우농가의 좌절은 더해가고있다.

사면초가(四面楚歌)된 한우산업

새해들어 정부의 한우산업시책이나 주변여건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보면 한우산업은 더 위축될 수 밖에 없는 한해가 될것으로 전망된다. 그 이유로는

첫째, 대책없는 한,미 FTA비준이다.

정부에서는 금년도 농업예산을 24조 1천억원으로 작년보다 한,미FTA를 감안해 2조원 늘렸다고 홍보하지만 축산부분 예산내용을 보면 한,미FTA 피해보상등 실질적인 지원은 전혀없고 과잉으로 지워진 축사에 또 축사현대화 시설자금으로 대부분을 지원(융자)한다고 하니 축산 농가들에게 빚더미만 남기는 꼴이지 실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둘째, 폭등하는 사료가격이다.

남성우농협축산경제대표이사의 신년인사말에도 “작년에는 국제곡물가 상승으로 41%의 가격인상요인에도 불구하고 7.5%만 인상하였다고 하지만 두차례에 걸쳐 12%나 인상되었다. 또 언제 얼마나 인상할지가 문제지 인상하는 것은 불을보듯 뻔한일아닌가. 답답한 마음뿐이다.

셋째, 날로 증가하는 소고기수입이다.

요즘 각종 언론매체들을 보면 외국산쇠고기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고 국내 최대의 유통업체인 신세계,현대,롯데,E마트에서도 외국산소고기 판매에 치열한 경쟁을 벌리고있다.

그결과 서울시내에 소재한 한우고기 전문식당들 90%가 한우아닌 값싼 외국산소고기로 대체하고있다고 하니, 이대로가면 전국민의 입맛이 한우아닌 외국산 소고기로 바꾸어지는 그날이오면 우리 민족과 5천년을 함께해온 우리한우가 서야할 땅은 과연 있는것인가 생각하기도 싫고 할 수도 없지만 다가오는 현실이다.

넷째, 한우사육 증가로 인한 한우고기 과잉공급이다.

2001년 IMF를 거치면서 140만두로 구조조정된 한우가 2003년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 그 여파로 미국산 쇠고기수입이 중단되자 몇년간의 호황기를 맞으면서 2006년 200만두작년 6월 통계에 의하면 305만두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있다. 문제는 사육두수 증가만큼이나 종자개량및 사양관리개선으로 10년전에 비하면 한우의 체중도 20-30%늘어나 한우고기 과잉공급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래도 소고삐는 잡아야한다.

이러한 어려운 한우농가들의 목메인 절규를 정부와 청와대에 전해보고자 전국한우협회에서는 5일 청와대에 한우반납투쟁을 전개했다. 속시원한 발상이고 행동이지만 메아리 없는 아우성에 그칠공산이 크다. 이 정부는 300만 농민의 목소리를 한번이라도 귀 기울려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제 임기 1년 남짓남은 이명박대통령은 우리 한우농가들이 목메이게 바라는 ▲한우 30만두수매 시장과 격리소비 ▲한우산업안정화대책 수립시행 ▲축산업 직불제 조기시행으로 자금난에 허덕이는 17만 한우농가를 회생해주기를 바란다.

우리농가들도 더욱 어려워질 한우산업을 전망 다음사항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다두사육보다는 저능력우를 도태하여 우량한우 선발사육 ▲숫송아지 거세 고급육생산 ▲배합사료위주의 사양관리에서 조사료및 자급사료개발로 경영비를 줄일수 있는 방안을 연구 실천하여 한우사육이 당장은 어렵더라도 절망하지 말고 희망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한우농가들의 어려움을 헤아려 정기호 군수께서는 작년말 한,미 FTA피해 최소화를 위해 군차원의 자체대책을 내실있게 추진하면서 중앙정부 건의사항이 반드시 반영되도록 지속 촉구하는 한편, 국,도비 예산확보에 총력을 다 할 계획이라며 영광농업이 “근심산업이 아닌 희망산업”으로 발돋음할 수 있도록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믿고 눈내리고 칼바람부는 소한지절(小寒之節)에 봄바람 부는 따뜻한 입춘지절(立春之節)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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