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문학을 가꾸는 사람들
문화생활은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요소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인간은 문화와 함께한다. 생활문화는 물론 교육문화, 사회문화, 정치문화 등 세상을 살아가면서 문화를 멀리하고는 살수가 없다.
2012년 영광신문은 ‘영광 문화의 품격을 높이자’를 주제로 지역문화 업그레이드를 위한 특집을 계획하고, 우리지역 문화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면서 더 나은 발전 방향을 모색한다. <편집자 주>
영광문인협회/칠산문학회
영광문학의 부활과 후진 양성을 위해 끊임없는 활동

옛 영광읍지와 군지의 풍속편에 보면 “사상문예민무농상(士尙文藝民務農桑)”이라 기록되어 있듯이 영광은 문향으로 이름난 고장임을 알 수 있다.
문헌상을 정리되고 기록으로 남아있는 영광문학의 시작은 고려 성종때의 공신으로서 신도육정육사론(臣道六正六邪論)과 정치육조(政治六條)를 폈던 문안공 김심언(영광김씨 시조)으로부터 시작되어 목종 대의 문신인 전공지, 명종 때의 명신 김행경, 공민왕 대의 공신 영성군 정찬, 공민왕 때의 문신으로 예문관 대제학 등을 역임한 사암(思庵) 유숙(柳淑)의 작품인 오언절구 벽란도(碧瀾渡) 등을 비롯하여 다수의 명편들을 남김으로써 영광문학이 이미 고려때 부터 꽃을 피워왔다. 그렇듯 고려조부터 태동한 영광의 문맥은 이조시대로 넘어와서는 우리나라 가사문학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상춘곡(傷春曲)을 쓴 세종 때의 불우헌 정극인을 비롯하여 수은 강항과 순조 때의 신응순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문장가들이 배어난 작품을 남겼다.
□조직적 문예활동
그러나 이 때까지의 문예창작활동은 관직에 나갈 수 있는 당대의 모든 선비들이 갖추어야 할 필수 덕목으로써 전국 어디나 있었던 일반적인 현상이었으며 개인적 학문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 후 영광에서 문예활동이 조직적으로 태동한 것은 1907년 영광의 애국 청년들에 의해 영광 향교 명륜당에 광흥학교가 설립되면서부터인데 이를 주도했던 인물들이나 작품은 남아있는 것이 없다. 그 후 일제치하에서 시조시인 조운과 국내 최초 여류소설가 박화성, 수필가 조희관을 중심으로 한 조직적인 문예활동을 활발히 펼침으로써 당시의 영광은 우리나라 근대문학의 산실로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6.25와 조국분단이란 비극을 겪으면서 영광문학의 전성기도 막을 내린다. 분단 이후 지난 1988년까지 약 40여년동안에는 영광문학의 암흑기로 소설가 송영을 비롯해 여러 영광출신 작가들이 개인적인 창작활동에만 머물러있었으며 영광문학의 명맥을 겨우 유지해오고 있었다.
□영광문학의 부활, 칠산문학회 출범
그 후 “1920년대 한국문학의 산실이었던 영광문학의 문맥과 전통을 계승하고 향토문학의 발전 및 후진양성에 기여하고자 하는” 취지로 지난 1987년 12월에 가칭 칠산문학회 창립 준비위원회가 결성되고 그 이듬해 5월 드디어 영광문학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될 칠산문학회(당시 회원 9명)가 문학의 5대 장르를 총괄하는 종합 문예조직으로 공식출범하게 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지난 24년간의 주요 활동으로는 각종 시화전, 전국문인 대상 문학 세미나, 관내 학교 순회 학생 백일장, 시 낭송회, 명사 초청 강연회, 작고 문인 문학비 건립, 초중고생 대상 문학 강연, 매년 회지 발간 배포 등 영광문학의 부활과 후진 양성을 위해 끊임없는 활동을 해오고 있다. 칠산문학회는 전국 시군단위 지역문학단체 중 4반세기의 역사를 지닌 몇 안되는 문예조직으로써 전국 단위 조직들과 교류하며 지방문학의 위상과 질을 높여가는 모범 문학회라는 전국적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한 칠산문학회를 통해 작품활동을 해 온 회원은 창립 당시 9명의 회원을 비롯해 현재 50여명에 이르는 작가들이 전국 각처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칠산문학회원
김경희, 임숙희, 김경옥, 정병희, 이당재, 정형택, 조웅현, 양희열, 최정원, 홍금란, 이정옥, 박경숙, 김옥자, 이경숙, 진현정, 고봉주, 김수기, 이두백, 강구현, 배용, 이지수, 정명수, 황선기, 이연종, 김지현
칠산문학의 활동계획은?

인류는 과거 지능지수(IQ) 시대에서 창의력(EQ)시대를 거처 이제 사회성(SQ)이 요구되는 시대로 진입했다. 그러나 급속한 과학문명의 발달로 인해 인간의 형질변경(육체적, 정신적)의 시대가 곧 돌아올 것으로 미래학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그렇듯 인간이 스스로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시대가 다가올수록 인간들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 휴머니즘(HQ)이고 그 인간성 사수를 위한 유일한 희망은 예술활동이며 모든 예술활동의 좌장격인 문학이 절대 필요한 가치로 요구되고 있다.
본 문학회의 향후 활동 계획으로는 영광 출신 작고문인들의 문학비 건립을 추진하고, 또한 작고문인을 비롯해 현재 전국 각처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출신 문학인 인명사전을 편찬할 계획이다. 두 번째로는 영광을 소재로 한 전국 문인들의 작품집 발간과 함께 지역문인들이 창작해낸 작품을 비로 새기거나 구조물을 만들에 작품의 배경이 된 장소이 설치하는 일이다. 그리고 세 번째로는 가장 중요한 일로써 영광 문맥의 전승을 위해 지역출신 신인작가 발굴과 후진 양성에 전력투구할 계획이다. 후진 양성을 위해서는 관내 초중고등학교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히 요구된다.
공공도서관 학부모 독서회
책이 주는 깨달음을 함빡 느끼면서 행복한 시간을

“이번 주에 읽은 책 정말 좋았어요.” “짧은 동화라고 만만하게 봤더니 이렇게 깊은 뜻이 있었네요.” “같은 책을 읽은 사람들이 이렇게도 서로 다른 생각을 한다는 것이 놀랍고도 신기해요.” 참여자들이 토론을 한 후 하는 말들이다. 회원들은 책이 주는 깨달음을 함빡 담고 와서 풀어놓느라 바쁘다. 그리고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고 당당해졌다.
‘공공도서관 학부모독서회‘는 도서관장님의 강한 의지로 시작되었다. 2011년 3월 초에 시작하기로 하고 공고를 했지만 희망자가 많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한분씩 입소문을 듣고 모여들었고 10여명의 회원이 꾸준히 참석하기에 이르렀다. 매주 한권씩 책을 읽고 와서 질문 만들기, 토론하기, 감상문 쓰기 등을 하고 마인드맵, 생활글쓰기, 사설분석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독서와 글쓰기를 지도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삼십대부터 오십대까지 연령도 다양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재미있고 새내기 학부모는 자녀교육의 지혜를 배우기도 하고 오십대는 신세대 주부의 입장을 이해하기도 한다. 또 생각을 말하고 들으면서 다른 사람이 틀린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를 뿐이라고 하는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그 동안 읽은 책으로는 영화로도 제작되어 화제를 모은 마당을 나온 암탉,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변신, 인형의 집, 동물농장, 괭이부리말 아이들, 흑설공주 이야기, 자전거 도둑 등 초 중학생들의 필독서 외에도 여러 분야의 책을 읽었다. “이번 주엔 바빠서 책이 안 읽어져서 계속 들고 다녔더니 재미있어서 들고 다니는 줄 알고 아이들이 먼저 읽어버리더군요.” “우리 아이도 이런 책 두껍다고 잘 안 읽는데 내가 보느라 펴뒀더니 읽더라구요.” 이게 독서회를 꾸려가는 강사가 노리는 2차 효과이다. 아이들은 책 좀 읽으라는 부모의 말보다는 행동을 본받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10일에는 회원과 자녀들이 강진으로 문학 기행을 다녀왔다. 정약용이 18년간 유배생활을 했던 다산초당과 시인 영랑의 생가, 청자 박물관을 돌아보면서 책으로 배운 것들을 실제로 접하는 감동을 맛보기도 했다. 또 버스 안에서의 삼행시 짓기와 시 쓰기는 자녀와 사이를 더 가깝게 만들어서 매우 좋았다.
손 순월 독서지도사
□학부모 독서회원
▲강사- 손순월 ▲회장- 강 연 ▲총무- 권경숙 ▲회원- 김지현, 정순례, 허윤숙, 황성금, 이우정, 안은경, 서선영, 이유미, 한윤숙, 유효정

처음엔 책을 읽고 토론을 한다는 게 참 낯설고 어려웠다. 하지만 같은 책을 읽은 회원들의 다양한 생각, 또 그런 생각들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책을 읽고 느끼는 나 자신이 조금은 괜찮은 사람처럼 느끼게 되었고, 그런 느낌들은 그동안 육아에만 몰두한 내게 색다른 즐거움을 가져다주었다. 무엇보다 책을 통해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책속에서 얻을 수 있는 인생의 진리뿐만 아니라 삶의 지혜까지 배울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한다. 그림 동화 밖에 몰랐던 나에게 소중한 작품들을 만나게 해주고,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경험을 하게 해준 독서회...토론의 진지함과 이야기의 흥겨움을 동시에 느끼게 해준 독서회 덕분에 나에게 목요일 10시는 어느 시간보다도 설레고, 소중한 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