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지난 4일 전남대학교 대강당. 안철수 교수의 강연을 듣기 위해 2천여명의 청중이 몰렸다. 대학생, 시민, 직장인 등이다. 30분 전에 도착한 시민들조차 입장하지 못할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안 교수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인기는 가히 ‘폭발적’ 이었다. 아마 강당이 아니라 운동장 이었다 해도 ‘만원사례’가 아니었을까 싶다. 취재기자만 해도 200여명이 몰렸으니 어떤 ‘거물’도 ‘스타’도 그의 인기를 따를 수 없음을 실감케 하는 현장 이었다.

청중들은 열광 했다. 우레 같은 박수와 “안철수” 연호로 시작된 강연 내내 청중들은 시종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도 그럴 것이 마음에 쏙 드는 말만 했다. “광주는 민주화·산업화의 모태” “지역 균형 발전은 혜택 보는 지역에서 희생한 지역에 빚진 마음을 갖는 게 정치·경제 논리에 우선한다” “광주는 앞으로 어느 지역보다 가능성이 있는 곳” 이라는 잠재적 대권주자에게 열광하지 않을 광주 사람이 있겠는가.

안 교수는 국가적 문제점에 대해서도 쉽고 명쾌한 해법을 제시 했다. 지역 발전과 지역 대학의 활성화 방안으로 공공기관 지역 의무할당제를 도입 하거나 공무원 선발 우선권을 주는 방식을 제시했다. “구체제를 새 체제로 바꾸는 유일한 방법은 선거”라고 밝힌 안 교수는 구태의연한 정당정치를 바꾸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투표 참여가 필요 하다고 주장 했다. 3류 정치에 대해 불만만 토로 할 것이 아니라 국민이 나서 정치를 바꿔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한 것이다.

지역구도의 고착화가 정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는 속내를 내비친 안 교수는 시민의 선택으로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 했다. 총선과 관련해서는 진영논리에 빠지지 않고 정당 이익보다 국익을 생각하면서 봉사하는 사람, 과거보다 미래를 얘기 하는 사람, 분노·대립을 얘기 하는 사람 보다 온건하고 따뜻한 분들을 뽑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청년 일자리 문제와 청년들의 실패율을 줄일 수 있는 방안 등에 이르기 까지 1시간에 걸친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 모든 청중들은 수긍하며 동의하는 분위기 이었다. 어떤 지도자도 이같이 폭넓은 주제에 관해 이처럼 명쾌한 의견을 제시하지 못했다. 국민들이 그에게 열광하는 이유를 이날 강연을 통해 알게 됐다. 국정 경험이 없는 그가 과연 대통령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구심 따위는 던져버려도 되겠다.

안철수, 그가 이날 던진 메시지는 호남·영남이나 서울 강남이 특정 정당이나 정파의 ‘텃밭’으로 존재하는 한 정치 발전은 없으며 진영 논리의 정치는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적극적 투표 참여로 정치를 바꾸자는 것이다. 3류 정치를 1류 정치로 바꾸는 명쾌한 해법의 제시다. 국익보다 개인과 진영의 이익만을 위한 정치를 해온 기존 정치권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이날 강연으로 총선 이후 정국의 흐름은 분명해졌다. 안 교수는 정치에 뛰어들고 그의 파괴력은 정치권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이 분명하다. 40대 이하의 청년들뿐만 아니라 노년층 까지 폭넓은 지지를 받는 안 교수가 차기 대통령 선거의 ‘대세’로 자리매김 된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기득권의 포기를 선언 하고 안 교수 영입에 나선다. 민주통합당이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안 교수는 이념과 진영 논리에 빠지지 않고 국익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기존 정치인과 새로운 인물들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당을 창당, 대권주자로 나서 오는 12월19일 박근혜 의원과 대권을 다툰다. 그리고 내년 2월 청와대의 주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대한민국 정치의 업그레이드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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