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주/ 영광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지구상에는 10,000여종으로 추산되는 개미무리가 서식하고 있다.

꿀벌, 말벌 등 벌과 더불어 벌목에 속하는 개미는 약 1억1천만여년에서 1억3천만여년 전인 백악기 중반에 말벌과 비슷한 조상에서 진화하여, 속씨식물이 등장한 이후 분화하였다.

개미는 수십 마리에서 수백만 마리에 이르기 까지 여왕개미를 중심으로 군집을 이루어 생활하는데 마치 하나의 거대한 개체가 움직이 듯 고도의 조직화된 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일개미, 병정개미, 여왕개미, 숫캐미 등 각기 역할이 분화된 개미는 남의 영역을 넘보지 않고 자기의 일만을 묵묵히 수행해 가기에 부지런함의 상징으로 우화에 자주 등장하기도 하지만 몇 가지 사안에서는 본능이라고만 하기에는 어딘지 모르게 과학적인 설명이 부족한 구석이 있다.

개미는 동토인 남극이나 황량한 사막을 제외하고는 지구상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있을 만큼 끈질긴 생명력과 번식력을 갖고 있다.

군대개미와 흰개미

아프리카나 남미의 정글에는 수백만 개체를 이루며 이동생활을 하는 군대개미가 있다.

무리의 수가 워낙 많다보니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먹이가 금방 바닥이 나게 되는데 먹이를 찾아 옮겨 다녀야 하기 때문에 어느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는 것이다.

고도의 지능을 가진 영장류 일지라도 군대개미에게 걸려들면 살아남지 못할 정도로 군대개미의 위력은 이름만큼이나 무시무시하다.

군대개미처럼 무서운 존재는 아니지만 백만이 넘는 개체를 이루며 탑을 쌓아가는 개미무리도 있다.

아프리카의 흰개미이다

타액과 진흙을 이용하여 탑을 쌓는데 높이가 무려 3미터가 넘을 만큼 큰 것도 있다.

군대개미나 흰개미 모두 수많은 무리를 이루는 군집생활을 하지만 각기 맡은 역할에 충실하도록 본능적으로 진화가 되어 온 탓에 그들에게는 동료가 동료를 죽이는 동족살상의 전쟁이나 분쟁 같은 참화가 없는 것은 아닐까?

노후를 대비하는 잎꾼개미

청년기와 노년기에 따라 일을 달리하는 개미도 있다.

바나나 잎사귀 같은 넓은 활엽수 잎을 작게 조각내어 집으로 나르는 잎꾼개미는 잎사귀를 자르는데 용이하도록 턱이 잘 발달되어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턱을 사용하다 보면 노화가 되어 더 이상 나뭇잎 자르기가 버겁게 되는데 이 때는 역할을 바꿔 새 일자리를 갖게 된다.

턱이 강한 청년기 때에는 잎을 자르는 역할을 하지만 턱 힘이 부족하여 잎을 자를 수 없는 퇴역 개미들은 젊은 개미가 잘라놓은 이파리를 나르는 일로 역할을 바꾸게 된다.

늙고 힘이 없다고 해서 추방되거나 자연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 맡는 역할을 다시 찾아 조직사회에 기여를 하는 것이다.

여유로운 노후를 위한 일자리

올해는 유난히 세계적으로 선거가 많은 해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미국, 프랑스 등등 여러나라의 대통령 선거가 예정되어 있는데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공통된 공약이 하나 있다.

바로 일자리 창출이다.

청년일자리며 노인일자리, 특히 우리나라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경제적 취약계층인 다문화가족들의 일자리에 이르기 까지 정치인들은 자신만이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인간이 사회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일자리가 필수조건이다.

특히 노인 일자리는 노년의 여유로운 생활 유지뿐만 아니라 박탈감에 따른 노인병의 증가 억제 등 사회적인 비용 절감면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의학의 발달과 건강식품의 개발로 현대 인류의 기대수명은 100세를 넘어섰다고 한다.

수명이 6-70세에 머무르던 시절의 사회적 규약에 따라 50대에 정년을 하다보면 나머지 50년의 세월을 할 일없이 무료하게 보내야만 하는 것이 21세기 노인들의 현주소이다.

현재 정부에서는 노인들을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일자리를 만들고 있지만 미래가 보장되지 않고 하루하루 노동력만을 제공하는 단순일자리에 불과하다는 것이 문제이다.

설령 정년을 했더라도 잎꾼개미처럼 다른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을 해 줌으로써 노년을 외롭거나 우울하게 보내지 않도록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퇴역한 노인들이 안정된 일자리에서 그 동안의 경험을 살려 사회에 다시한번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노인일자리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