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프리랜서

“순수와 정의로 포장한 통합진보당의 속살이 드러났다. 민주통합당도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 새누리당은 정당이 사당(私黨)이던 과거 3김시대 정당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 났다. 모든 정치 주체들이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있다. 정치판이 ‘개판’이다. 단언컨대 국민은 ‘호구’가 아니다”

세상을, 역사를 발전시킬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한데 모여 정치를 하겠다는 결사체. 통합진보당의 당명을 풀어 본다. 정당의 이름 치고 좋지 않은 것이 없지만 이보다 좋은 이름도 없는, 그럴듯한 당명이다. 이렇듯 그럴듯한 포장을 한 정당이 소통과 화합이 절실한 대한민국을 소란스럽게 하고,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순수와 정의로 포장된 탈이 벗겨지고 폭력과 이권의 화신 같은 제 모습을 드러내서다.

‘국민을 주인으로 모실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한데 합친 정치 결사체’라는 의미의 이름을 붙여 새로 태어난 민주통합당. 3류정치에 신물이 난 국민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태어났다. 가장 먼저 한 일은 통합진보당과의 연대다. 총선과 대선에서의 필승 카드인 듯, 많은 것을 양보하고 연대에는 성공 했다. 바로 이어 치러진 총선. 당권을 쥔 3류 정치인들이 개인적 이익을 챙기는 추악한 행태를 보였다. 새로운 정치를 기대한 국민들이 실망한 것은 물론이다.

경제를 살리겠다고 장담 했다. 잘 살게 해줄 것으로 기대한 국민들로부터 전례 없는 전폭적 지지를 받고 태어났다. MB 정권 이다. 출범할 때 갖춘 진용부터 의아 했다. 고려대와 소망교회, 영남 출신 일색으로 ‘고소영’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인사가 만사’라며 우려를 금치 못했다. ‘역시나’ 였다. 임기 말까지 회전문 인사를 고집하고 있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행태로 일관 하고 있다. 4대강 사업 핑계로 복지가 실종 됐다. 불법사찰로 독재정권의 망령을 되살렸다. 대통령 측근들의 비리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땅장난‧ 돈장난이 드러날지 기대 된다. 국민의 심정은 참담하다.

이런 정권을 탄생 시킨 것이 스스로 부끄러웠을까. 이런 정권을 탄생 시킨 책임 때문에 총선과 대선에서 패배할 것이 두려웠을까.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뜻을 담은 이름표를 새로 만들어 달았다. 변화를 약속하며 국민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매달렸다. 인정 많은 국민들은 이들이 탄생시킨 정권에 대한 책임을 덮어두고 ‘미워도 다시 한 번’ 총선에서 승리를 안겼다. ‘비상’이 해제 됐다. 새롭게 그러낸 모습은 3김시대의 정당이다. 공당(公黨)이 아니고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의 사당(私黨)이던 과거의 정당과 판박이다. 정치가 발전 하는 것이 아니고 과거로 후퇴한 모습이다. 이 역시 국민의 기대와 달라 실망을 금치 못한다.

청와대와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진보통합당 등 대한민국의 모든 정치 주체들이 왜 이 모양, 이 꼴인지 모르겠다. 이런 표현은 삼가야겠지만 가장 적절하고 피부에 와 닿는 표현이라고 생각하니 독자 제현의 이해를 바란다. “국민을 호구로 아는가.” 하긴 지난 수십 년간 국민들은 그들이 이끄는 대로 따랐다. 경험에서 나오는 정치적 술수가 계속 통하고 있다. 아무리 큰 잘못도 용서를 빌며 변화를 약속하면 다시 기회를 준 국민을 ‘호구’보지 않는다면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일들이 계속되고 있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아직도 대한민국의 정치는 3류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정치인들은 마치 “3류 정치가 좋다. 이대로만 계속되라”는 듯 변치 않고 있다. 올바른 정치관을 갖고 있다면 이같은 정치판은 한마디로 ‘개판’임이 분명하다. 단언컨대 우리 국민은 결코 ‘호구’가 아니다. 두고 보라. 새로운 정치, 국민을 위한 정치, 1류 정치를 원하는 국민들은 더 이상 속지 않을 것이다. 기존 정치권에 대해 철저한 응징을 할 것이다. ‘개판’은 뒤집어엎을 것이다. 그것이 민주주의이기 때문이다.

국민은 다가오는 12월19일 기존의 정치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질서를 세울 정치인을 선택할 것이다. ‘개판’의 주인공들에게 승리를 안기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오늘 ‘잘 나가는’ 정치인들에 대한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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