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주/ 영광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다시 쓴 위대한 역사

온 나라를 뜨겁게 달구던 런던올림픽이 열전의 막을 내렸다.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나라, 코리아의 명예를 걸고 출전한 태극전사들의 메달소식이 올림픽 기간 내내 온 국민을 잠 못 이루게 했다.

올림픽 세계 5위와 금메달 13개.

1948년 런던올림픽에 첫 출전한 이래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일궈낸 세계 4위 12개의 금메달을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의 13개의 금메달 획득에 이어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 우리의 태극전사들이 고쳐 쓴 또 하나의 역사적인 쾌거였다.

유권자를 우습게 아는 정치인의 막말

올림픽의 쾌거에 질투심이 발동했는지 푹푹 찌는 폭염가마솥에 곁불을 지피던 정치인들의 막말이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국회의원, 그 것도 집권을 하겠다며 국민들의 지지를 호소하던 공당의 최고위원이 시정잡배들이나 할 수 있는 막말을 공개적으로 홈페이지에 올렸다는 것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상대당의 유력한 대통령후보에게 “그년”이라는 막말을 사용했다가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억지주장과 변명으로 일관하다 결국 여론에 밀려 유감을 표시했던 정치인, 그 정치인들의 자질문제를 탓하기 전에 이런 후진적인 정치문화 속에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들이 마냥 서글퍼질 뿐이다.

올림픽영향으로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는 정국을 끌어올려보려는 살신성인의 마음으로 한 말이라면 그나마 이해를 해 줄 수도 있겠지만 특정 정치인을 흠집 내기 위한 의도였다면 이는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는 후안무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긴 현직 판사라는 사람이 “가카의 큰 엿(남자의 성기를 말하는 속어)”이라는 비속어로 일국의 대통령을 희화화 시키고도 그 공(?)으로 공당의 유력한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로까지 올라있는 마당에 정치인들의 높은 도덕성을 바라 무슨 소용이 있을까만....!

4.11총선의 패배도 막말때문?

지난 4.11 총선에서 서울 도봉갑에 “나는 꼼수다.”의 진행자 김용민씨를 공천했던 민주당은 그의 막말파문이 불거지면서 다 이긴 선거에서 패배하고 말았다.

이 주장에는 이견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대 다수의 논객들은 김후보의 막말파문을 4.11총선에서 민주당 패배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노인비하, 여성비하, 장애인 비하도 부족하여 “콘돌리자 라이스(전 미 국무장관)를 강간해 죽이자.”는 등 참으로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들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던 그에게 공천장을 주었던 당시 민주당의 윤리 잣대를 의심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얼마 전, 통일의 꽃이라고 자칭하던 민주당 임수경의원의 막말도 그렇다.

그의 북한에서의 행적에 대해서는 폐쇄적인 현지 사정을 고려하여 더 이상 거론하고 싶지는 않다.

목숨을 걸고 사선을 넘었던 북한 탈출 주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도 온갖 핑계와 변명으로 일관했던 그의 행동을 지켜보면서 우리나라 공당에는 저런 정도 수준의 정치인을 영입해야 할 만큼 인재가 없었나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또 있다.

시정잡배나 조폭들도 뒤가 가려워 눈치를 보게 되는 심한 욕설을 정치지도자라 자평하는 일국의 국회의원들이 연출한 연극에서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던 일이 있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야당이었던 당시 한나라당의 일부 의원들이 “환생경제”라는 연극에서 했던 대사 중 일부이다.

표현의 자유라는 허울 뒤에 숨어 일국의 최고 집권자에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을 육두문자를 거침없이 쏟아 냈던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전신) 국회의원들.

노가리라는 가상의 인물을 내세웠지만 누가 들어도 노무현 당시 대통령을 지칭하는 듯한 내용의 욕설이었다.

“사내로 태어났으면 불×값을 해야지. 육×헐놈. 죽일 놈 같으니라구.......”

우리나라의 질 낮은 정치현실을 극명하게 나타내주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우리나라의 정치인 모두가 그렇다는 건 아니다.

우리나라 국회엔 바른 사고와 확고한 정치신념, 높은 도덕성을 지닌 정치인들이 더 많기에 이 나라의 정치가 곁길로 새지 않고 제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다.

막말하는 국회의원과 대비되는 국회의원이 있다.

네티즌들로부터 해방 후 최고의 명대변이라 지칭되었을 만큼 간단명료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상대방의 정곡을 찌르는 논평으로 유명했던 이낙연 의원이다.

이의원은 항상 온화한 표정으로 상대방을 존중하면서도 젊잔케 타일러 깨닫게 하는 듯한 논평을 내곤 했는데 자신보다 낮은 사람일지라도 높일 줄 아는 겸손함까지 가졌기에 네티즌들은 지금까지도 해방 후 최고의 명대변인이라는 수식어를 달아 주었던 것이다.

이의원이 우리지역 출신이라고 추켜세우자는 건 아니다.

하지만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육두문자가 아닌 부드럽고 고운 말을 가지고도 상대방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수 있으며 국민을 얼마나 감동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아닐까.

 

 

 

원전감시기구 환골탈태 해야한다

고리원전 1호기 재가동과 영광원전 6호기와 2호기 등의 잇따른 고장으로 원자력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일, 전력대란 위기를 앞세워 중대한 사고를 일으킨 ‘고리 1호기’의 재가동을 시작했다.

반핵단체에서는 국민들의 생명을 전력부족 꼼수와 밀실합의에 저당 잡힐 수는 없다면서 위험천만한 고리 1호기를 재가동이 아닌 즉각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리원전 주변에 무려 100만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 국민들이 고리1호기의 위험을 알고 있으며, 그로 인해 불안해하고 있는 현실에서 고리1호기 재가동을 멈추고 폐쇄하는 것이다고 역설한다.

영광원전 6호기가 가동되고 있는 우리지역의 원전 안전에 관한 관심도 지대하다. 최근 발생한 6호기의 전동발전기 고장과 2호기 급수펌프 고장으로 인해 지역 반핵단체에서도 철저한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최근 민주당 이용섭 의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독립성과 공정성 강화를 위해 국회와 시민사회 추천 인사를 포함하고 위원장에 대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는 내용의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국회법’, ‘인사청문회법’을 발의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뒤돌아 볼 때 원자력의 안전은 전 세계에 경종을 올렸는데도 이명박 정부는 원자력 이용과 진흥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어 독립성과 공정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이는 정부의 원자력안전위원회 만이 아닌 우리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는 ‘영광원전민간환경감시기구’도 해당된다.

영광 군민들의 반핵투쟁 결과물로 1999년 ‘영광원전민간환경감시위원회’가 만들어 졌으나 이름만 민간감시기구이지 정부의 직접 통제 아래에 있는 정부기관이나 다름이 없다는 지적들이 귀에 들어온다.

특히 감시기구의 위원장을 능력 있는 민간인이 맡아야 하며, 운영위원도 원전안전에는 무관심하고 영광원전과 친분을 유지하는 일부 지역유지들보다는 원전 안전에 더욱 관심 있는, 긴장관계를 유지 할 수 있는 인물들로 재구성해야 한다.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세금만 축내는 감시기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원전문제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기구로 환골탈태해야 한다. 군수와 군의원들의 대승적 판단을 바란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