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이 준석은 한나라당의 위기가 낳은 스타다. 미래의 지도자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재목이다. 그가 마치 꼴통보수 정치인처럼 하는 언행이 안타깝다. 젊은이답게 변화하고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정치와 역사를 공부해 분재가 아니라 거목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고 했던가. 지난해 말 한나라당의 위기가 20대 청년 하나를 ‘인물’로 띄웠다. 박 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하 경칭생략)이 비상대책위원으로 ‘스카우트’한 이 준석이다. 지지율이 낮은 청장년층을 겨냥한 선거용 포석으로 해석 됐다. 이후 이 준석은 하버드 대학 경제과 출신에 걸맞은 제법 ‘똑똑한’ 언행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스타 탄생이다.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란 이력 덕분에 총선 이후에도 그의 언행은 뉴스가 된다.

뉴스를 통해 지켜본 그는 누가 봐도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할 인재다. ‘하버드’ 출신이니 ‘천재’는 못돼도 ‘수재’임은 분명 하다. 자기 생각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말 재주 까지 있으니 분명 똑똑한 청년이다. 올바른 국가관과 역사관만 있다면 미래의 지도자로 성장할 재목이다. 그 ‘재목’이 정치 물을 몇 달 먹더니 보수적 성향이 강한 정치인이라도 된 듯한 언행을 서슴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

새누리당 비대위원으로서 역할이 끝났으면 과감한 변화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매력 있는 젊은이로 돌아가야 하는데 아직도 ‘새누리당 비대위원’이란 옷을 벗지 않고 있다. 총선 직후엔 일본 작가가 그린 삼국지에 문 재인 의원의 목이 베어진 만화를 패러디 해 페이스 북에 올렸다. 최근엔 안 철수 원장이 룸살롱 기사에 대해 해명하자 “징징댄다”는 비난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백 지연의 100분 토론에 나가서는 “박 근혜 처럼 몇 년간에 걸쳐 정책을 점진적으로 준비한 사람은 없다. 단순히 표를 얻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정도면 우리가 흔히 ‘꼴통 보수’라고 평하는 사람들보다 더 ‘꼴통’이다.

진보 논객 진 중원은 이 같은 모습을 보고 “젊은 애가 정치 물 마시더니 곱게 실성 했네요. 30대만 되면 새누리당 의원들의 징그러움을 가볍게 넘어설 것”이라고 했다. 똑똑한 청년 이 준석이 공개적으로 비난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미래의 지도자로 성장할 수도 있는 젊은이의 미래에 재를 뿌리는 결과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군에게 더 넓은 시야를 가지라고, 진영 논리에 빠지지 말라고, 독재·부패·차떼기·돈 공천의 역사위에 세워진 정당이 새누리당이라고 말해 주어야 한다. 아차! 그는 ‘스펙’을 중시하는 세대지. 그렇다면 대통령 후보 가운데 박 근혜보다 ‘스펙’이 좋은 후보는 없다는 말도 해주어야 한다.

이 준석군. 자네는 아직 정치인이 아니네. 자네가 경험한 6개월 정도의 정당 활동 경험은기업인인 자네가 장래 정치에 입문할 좋은 경험으로 소중히 간직하게. 박 근혜 옆에서 6개월 정도 컸다고 해서 박 근혜 ‘키즈’로 전락하지 않았으면 하네. 자네는 거목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재목이네. 박 근혜 ‘키즈’가 되는 것은 거목이 분재가 되는 것과 같다네. 분재처럼 기형이 돼서는 안 된다는 말이야.

이 군. 자네에게 정치 물을 맛보게 한 박 근혜가 그렇게 완벽한 정치인이자 최고의 대통령 후보로 보이는가. 다른 정치인, 다른 대선 주자들에 대해서 얼마나 아는가. 내가 보기에 자네는 박 근혜의 화장한 모습만 보았을 뿐 ‘생얼’은 보지 못했네. 다른 대선 주자는 물론, 새누리 당내의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아는 것보다 모르 것이 많아. 정치가 재미있고 관심이 이 있다면 이 나라 역사와 정치에 대해 공부하게.

모든 인간은 세상 만물의 지극히 작은 부분만 안다네. 그래서 인간은 죽을 때까지 배운다고 한다네. 겸손이 미덕인 이유야. 차이가 있다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재창조하는 능력의 차이가 있을 뿐이야. 자네가 아는 것이 전부이며 진실인 것으로 착각하지 말게.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게. 자네가 분재가 아니라 거목으로 성장하길 바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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