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볼라벤이 서해안을 지날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영광군의회 의원들이 이를 무시하고 해외여행을 다녀왔다는 소식에 망년자실하다.

특히 영광군 공무원을 포함한 지역 인사들로 구성된 민주평통 영광군협의회가 주관하는 통일연수라는 명목으로 38명이 대거 다녀왔다는 사실에 군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군의회 김봉환 부의장을 비롯한 양순자 의회운영위원장과 박영배 자치행정위원장, 장기소 산업건설위원장, 강필구 의원 등 5명과 이동권 전남도의원이 태풍 비상으로 전 군민들이 가슴을 졸이고 있는 시간에 한가로이 해외로 향했다는 사실은 과연 이들이 군민을 대표하는 의원들인가 의심스럽다. 또한 국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단체 평통은 지역 각 단체의 양식 있는 대표급 인사들로 구성됐는데도 어떻게 지역의 재난이 예상되는 상황에 유유히 해외로 떠날 수 있었는지 묻고 싶다.

태풍 볼라벤은 20일 발생한 이후 이미 우리지역을 강타할 것이라는 예보에 공무원들은 비상상황에 돌입했다. 영광지역은 27일부터 태풍이 몰아치면서 건물이 붕괴되고 농경지가 침수되면서 한마디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지난달 28일과 30일 영광을 직접 강타한 태풍 볼라벤과 덴빈 피해는 현재 집계로만으로도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3,170건의 시설피해로 무려 231억7,200만원의 피해를 냈다.

이렇게 엄청난 피해가 영광을 덮치면서 피해주민들은 물론 공무원과 군인, 농협직원 등 기관단체까지 함께 나서서 피해복구에 전력투구 하고 있는 현실이다.

사실 따지고 본다면 이번 통일연수는 세금으로 이뤄졌다. 물론 일부 자기 부담도 있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지는 연수를 국민들의 고난을 앞두고 해외로 떠났다니 과연 이들이 우리지역의 지도층 인사로 구성된 평화통일협의회가 맞는지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말이 통일연수이지 1년에 한번 씩 이루어지는 해외관광이라는 일부 주민들의 주장에 어떻게 답할 것인지도 궁금하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영광처럼 해외연수를 계획 했다가 태풍예보에 취소된 지역도 나타났다. 말뿐인 지도급 인사라고 얼굴 내밀고 다니는 것보다 지역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지역민들의 아픔을 함께하는 마음이 우선해야 한다. 군의원들과 평통위원들은 이번 태풍을 외면하고 해외로 떠난 행동을 전 군민들에게 사죄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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